기척 없이 다가서는 그였다.
가끔 그가 귀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소리 없이 내게 다가오곤 하는 것이다.
"당신의 신분이 노출되었습니다. 때문에 이 도시의 어둠의 잔재들은 GXM-100같은 살상무기보단 칼이나 도끼 같은 무기를 사용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아마 확실히 알았을 겁니다. 그런 무기들이 소용없다는 것을요."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최고의 의료진이 당신을 찾아올 것입니다."
"왜 금방 오지 않죠? 너무 ... 너무 고통스러워요..."
고통을 호소하는 내게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천천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사실... 당신은 이곳의 치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당신에게 치료할 사람을 데려와야 합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체되는 것입니다. 미리 대비를 해야 했었는데... 다 제 불찰입니다."
"하아......으윽....."
긴장이 풀리자 팽팽했던 줄이 끊어지는 느낌이다.
머리에서 무언가 툭... 끊어지는 느낌.
곧바로 무거워 지는 눈...
나는 그렇게 잠이 들었다.
----------------------------이 시대의 마지막 영웅
"일어나십시오..... 일어...."
조금씩 가까워지는 목소리. 누군가 나를 애타게 찾는 목소리였다.
어느새 아침이 온 것인가?
이동장치 위로 아늑한 햇살이 비춰진다.
"이제 정신을 차리셨군요. 의료진이 도착했습니다."
"으윽..."
정신이듬과 동시에 엄청난 고통이 나를 기습한다.
참을 수 없는....
"어제 당신의 존재가 노출되었다고 말씀 드렸죠?"
"예. 그런데요?"
"악의세력에 일반서민이 직접 대항했습니다. 당신이 상처를 받았다는 소리에 일어선 것입니다. 서로 자치 방범지역을 설정하는 등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어둠에 묻혀 뒤에서 도와줄 필요가 없으십니다. 당신은 벌써부터 그들의 영웅이기에 그들을 앞에서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밖으로 일단 나가보세요. 그들은 당신의 모습을 여태껏 기다렸답니다.
"네에?"
"나가보세요. 의료진과 사람들이 당신을 보고 싶어 합니다."
그의 화사한 웃음.
나는 아픔도 잊은 채 감동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단지 영웅의식으로 어둠 속에서 그들을 도왔던 내게 보람이란 것이 찾아온 것이다.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영웅으로써의 늠름한 자태를 보여야 할 텐데 추하지 않을까?
아니다. 사람들은 그들의 영웅인 내가 이렇게 감상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시대 마지막 영웅(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