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우~~이 오피스텔인가? 정말 고등학생 혼자 사는데 맞아? 뭐가 이렇게 으리으리 해?
'따라라라란 따라라라란 딴따라라따라...'
내가 혼자 호피스텔을 감상하고 있을때, 핸펀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국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함양을 위한 스페셜 송~~국민체조 음악이다. 나는 재빨리 전화를 끄집어내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어..민아야?
-너, 지금 어디야? 잘 도착했지?
-내가 초등학생이야? 이딴거 하나 못 찾아오게...ㅡㅇㅡ
-얌마!!너니깐 내가 이러는 거야..가끔은 지집도 못 찾아 가는 것이 말은 잘한다...
-우.....
나는 뭔가 반박할 말을 머릿속에서 뒤져봤지만 구구절절 옳은 소리만 하는 민아의 말에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괜히 돌굴리려고 힘쓰지 말고 가서 잘하고와. 이번 과외 돈 꾀나 많이 받았다며..
-알게따..고1남자애 하난데 뭐...
-그래! 거 끝나면 괜히 이리저리 다니다 길 잃어 버리지 말구 꼭 택시타고 집에 가라. 알겠지?
-걱정마!!
나는 계속해서 안심하지 못하고 당부하는 민아에게 큰소리 뻥뻥 치고는 전화를 끈었다.
-어디보자...이 오피스텔.R동 1305호...
'띵동' 소리와 함께 나는 13층에 도착해 있었다.
빙긋이 표정관리를 한 후에 옷을 다듬고 1305호 벨을 눌렀다.
고1 귀엽게 생긴 남학생을 기대하며, 웃음을 잃지 않은채 인사할 준비를 마친 나는 문이 열리자 뻗뻗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문 안쪽에는 거의 속옷 차림을 한 20대 초반의 여자가 서서 뭐냐는 듯이 날 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넌 뭐야? 너도 어줍잖게 요한이 한테 고백 하러 온거면 꺼져..
나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뭐라고 첨 보는 나한테 반말이람?
-미안한데..난 지금 선우요한군 어머니의 말에 따라서 보러 온거거든?! 당신한텐 볼일 없으니까 이 밀여나오는 뱃살 좀 수습하고 상판 좀 치워 주겠어?
라고 쏘아 붙인 후 무작정 그 여자를 밀치고 들어갔다.
-머야? 뭔데,이렇게 소란스러워?
-요한아....
내가 집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약간의 소란을 피우자 183은 족히 되보이는 큰 키에 하얀 피부. 찰랑 거리는 생머리,쌍꺼풀이 예쁘게 져있고, 오똑한 코와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의 빨간 입술과 갸름한 턱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잘 생긴 남자가 바지만 걸친채 짜증스럽게 말하며 걸어 나왔다.
-넌 뭐야?
-너가 아니라 니 가정교사다 꼬맹아.
-뭐? 꼬맹이?
-참..과관이군!!니가 선우요한이지? 너희 어머니께서 니 과외를 부탁하셨어. 그러니까 아까부터 시끄럽게 하는 저거나 빨리 치우고 공부할 준비 해!!
-빌어먹을..난 그딴거 안해도 되니까 그냥 꺼져!
-쯧!쯧! 언어 공부부터 시켜야 겠다...어디가 니 공부 방이냐?
나는 요한이가 뭐라고 하든 무슨 표정을 짓던 상관하지 않고 이방 저방을 뒤적거렸다.
-요한아~~빨리 저 기지배 끄집어내에~~으응?
아까 문을 열러 주던 뇬이 요한이에게 눌러 붙으며 비음 섞인 목소리로 아양을 떨었고, 그 모습이 상당히 거슬리자 나는 참지 못하고 한마디 쏘아 붙였다.
-야! 너! 참 잘하는 짓이다. 니 조카뻘 되는 애한테..쩝. 그런 목소리 안내도 니 정신연령 3세인거 아니까, 제발 입좀 닥치구 꺼져라!
내가 말을 마치자 그 여자는 씩씩거리며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요한이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듯 고개를 들어 요한이를 바라봤다.
그러나 뜻밖에도 요한이는 웃음을 터뜨리며 여자를 밀쳐냈다.
순식간에 밀쳐진 그 여자는 화가 났는지 무안했는지 얼굴이 붉어진채, 문밖으로 걸어 나갔다.
-야..너!
-시끄러!!재수 없으려니까..얼굴좀 되고 돈좀 있어서 붙었더니.싸가지라고는 ...
내가 문밖으로 걸어 나가는 여자를 불렀지만 그여자는 욕을 퍼부우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너..옷 안입었다.
미처 하지 못한 말이 그 여자가 나가 버린 후에야 내 뱉어졌다.
내 말을 들은 요한이는 현관문을 잠그고는 양손으로 지긋이 귀를 막았다. 그리고 잠시후..
-야!!! 내 옷내놔.
-..........
-이 빌어먹을 년놈들아!! 내옷 달란 말이야!!
-난 싸가지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어서...
-야!@#$$%^&*^%$#$%&^%$&^%%^&^%$$$%@#$@##^&$&%&*
그여자는 밖에서 온갖 소리를 내뱉으며 악을 쓰고 있었고 요한이는 빙긋이 웃은후 어디론가 걸어갔다.
-야...제발 옷좀 줘...내가 잘못했어..응?
결국 그여자 입에서는 애원조가 흘러 나왔으나 꿈쩍도 하지 않는 요한이를 보며 나는 순간 저넘의 사악함에 섬뜻함을 느껴야 했다.
-야..옷 정말 안줄꺼냐?
내가 조용히 묻자 요한이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경비실이죠? 여기 1305호 인데 앞에서 어떤 미친 여자가 옷 벗고 난리를 치고 있습니다. 빨리 처리 좀 해주세요.
통화를 마친 요한이는 나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너도 이제 그만 꺼져.
나는 순간 겁을 먹어야 했다. 저게 고등학생 입에서 나올 만한 말투인가 싶어서 였다. 그러나 그정도에 겁먹고 포기 할 내가 아니었다.
-다시 말할께. 난 너가 아니고 니 가정교사야. 유소다라고해..난 네 어머니와 계약을 맺고 돈을 받아서 유감스럽게도 그렇게 못하겠어. 날 보내고 싶으면 오늘 진도부터 끝내자구. 미련없이 가줄테니까.
-좋은말로 할때 꺼지라고 그랬어. 난 여자라고 바주는거 없어.
요한이가 다시 위협했지만 나는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고는 공부방을 찾아 들어갔다.
곧 요한이가 따라 들어왔고, 나는 다가오는 요한이에게 나도 모르게 겁을 먹고 물러서고 말았다. 요한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한이는 곧 내 앞에 다가왔고, 거칠게 내 머리를 들어 올렸다.
-머, 머하는거..읍!
그리고는 곧 내 입을 막아 키스를 했다.
-내가 분명히 경고 했지. 이보다 더 한짓 당하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미안하지만 나도 그렇게는 못하겠다. 난 일단 네 가정교사니까..
-............................................
-그만봐! 닳아.
-킥! 너 우리 엄마한테 얼마 받았냐? 내가 그 두배 줄께. 사라져라.
-헛소리 집어치고 앉아서 책펴!
- ㅡ.ㅡ++++
- ㅡㅡ^
우리는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였고 결국 요한이는 제풀에 지쳤는지 순순히? 내 수업을 들었다.
요한이는 생각보다 머리가 꾀 좋았다. 나는 요한이에게 문제를 풀라고 말하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야! 너 담배도 피냐? 가지가지 한다.
-신경끄고 넌 그문제나 풀어.
-여자가 담배 피는거 꼴불견이다..
-니가 걱정안해도 나 담배피는 모습에 반하는넘 많아.
-.....................
-어라? 왜 암말도 안하냐?
-조용히해. 나 문제 풀어야 너 집에 간다며..
-아라따.......
잠시후에 요한이는 문제집을 내 놓고 밖으로 나갔다.
채점 결과 모두 정답이었다.
내가 짐을 싸들고 방을 나섰을때, 요한이와 마주쳤다.
-나 간다.
-이제 오지마라..
-니 넘은, 말끝마다 반말이냐?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불러도 모자를 판에...
-웃기고 있다.
-나,내일 몇시에 올까?
-25시.
- ㅡ_ㅡ+ 5시에 오마!!
나는 그렇게 혼자 내뱉고는 그 집에서 최대한 빠르게 빠져 나왔다.
그리고 민아가 시킨대로 택시를 잡아탔다.
-소다야~~~~
-민아구나.
-어제 어땠어?
- ㅡ_ㅡ^
-알겠다... --;;; 오늘 미팅 있는데 갈래?
-*****^^********당연히 가야지~~몇신데?
-지금 가야돼.
-가자..
민아가 주선한 미팅은 언제나 그렇듯이 매우 흡족 스러웠다. 나와 민아는 단연코 미팅의 퀸이 되었다.
자랑같지만(사실 자랑이다.)나는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 177센치의 늘씬한 키에 32-23-33의 완벽한 몸매. 빼어난 외모로 뭇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것이다.
나와 파트너가 된 남자는 Y대 학생으로 얼굴 준수, 매너 완벽. 머니 만땅의 완벽한 킹카였다.
-소다씨! 제가 마음에 안드세요?
-네? 무슨..
-아까부터 계속 시계만 보고 계시길래...
-어머!제가요? 그랬던가? 아니에요..즐거운데요..
사실 줄겁지 않았다. 전 같으면 떠들고 웃고 난리였을 난데 지금은 차라리 요한이와 말다툼 하는게 더 낫겠단 생각이 들었다.
4시30분쯤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섰다.
-저기요..제가 알바가 있어서 가봐야 겠거든요. 오늘 즐거웠어요.
-아! 그럼 다음에 또 연락할 수 있을까요?
-그러세요..
-그럼 연락처좀...
-011-265-87XX거든여..정말 가봐야 겠네요. 오늘 정말 즐거웠습니다.
나는 형식적인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빠져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내가 그넘(요한이를 말하는 듯..)집 앞에 도착한 시간은 6시였다. 러시아워 때문에 생각보다 늦어진 것이다.
나는 벨을 누르며, 요한이가 비꼬을 말을 생각하면서 얼굴을 찌푸렸다.
벨을 누른 후 몇초 되지 않아, 현관문이 벌컥 열렸다.
-에휴! 깜짝이야..
문이 갑자기 열려서 깜짝놀랐만 요한이의 표정을 본 난 더더욱 놀랬다.
요한이의 얼굴에서 안도감과 반가움을 본것 같았기 때문이다.
너무 믿기지 않아 눈을 크게 깜박인 후 요한이의 얼굴을 다시 봤을 때, 나는 실망을 해야 했다.
-야..눈 깜박이지 말아라..단 여자가 그러면 귀엽더니 니가 하니까 엽기다. 건 그렇구 넌 시계도 볼줄 모르냐?
-써글...변명의 여지가 없다. 됬냐? 그리고 넌 싸래기 밥을 먹었어? 제발 존칭좀 제대로 써라.
-강아지가 4개 국어를 능통하는 날이 오면 깊게 생각해 볼께.
- ㅡ_ㅡ;;관두자.
-왜..늦었냐?
-알아서 머할래?
-.................
-무개 잡지 말아라. 차가 밀려서 늦었다. 줸장할,러시아워!!
투닥투닥 거리면서 시작된 과외수업은 요한이가 문제집을 푸는것과 내가 담배를 입에 물음로써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다. 그때, 국민체조 음악이 흘러 나왔다.
-꼭 지같은 벨만 선택하는 구만..
나는 조용히 요한이를 야린채 전화를 받아 들었다.
-여보세여..
-[아!소다씨..저 승웁니다.]
난 잠시 생각에 빠졌다.
'승우가 누구더라?'
-[잘 들어 가셨나 싶어서요..]
'아! 그 미팅한넘 이구나..**^^**'
-덕분에요..승우씨도 집에 들어가셨나 봐요?
내 입에서 승우라는 이름이 나오자 요한의 머리가 번쩍 들어 올려지는게 보였다.
-[저도 소다씨 덕분에 잘 도착했습니다.]
-어머! 그런..^^식산 하셨어요?
이넘과 별로 통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할말 없음 끊죠!'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이었기 때문에 의례적인 화제거리를 꺼내며, 무의식 중에 요한이를 바라봤고 요한이의 눈과 마주쳤다.
그러자 요한이는 내 핸드폰을 빼앗아 가더니 전원을 꺼버렸다.
-야..이게 무슨 짓이야?
-시끄러워서 못하겠어,
-그럼 나가라고 하던지?!
-귀찮아.
-전원 꺼버리는건 안 귀찮든?
-.........................
-머야?
-그넘 만나고 오느라고 늦었냐?
-차가 밀렸다고 했잖아.
-그넘..니 애인이냐?
-그래! 애인이다..니가 무슨 상관이야? 넌 빨리 그거나 풀어.
난 요한이가 얼굴을 들이밀며 이야기를 꺼내자 기분이 묘 해지는걸 느꼈고, 나도 모르게 그냥 그렇다고 대답을 해 버렸다.
뭔가 다른 말을 할 줄 알았던 요한이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갤 숙이며 문제집을 풀자 나는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뭐야! 내가 왜 실망감을 느껴? 저넘한테 무슨말을 듣길 원한거야?'
마음이 복잡해졌다.
내가 싱숭생숭 하고 있을때, 요한이는 어제처럼 문제집을 내밀었다.
어제와 다른점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문제집을 받아들고 조용히 채점에 열중하고 있을때,요한이의 말이 들려왔다.
-너..그자식 좋냐?
-누구?
-니 애인이라는 넘..
-글쎄다..
-싫다는 소리야?
-싫지는 않아.
-............................................
요한이는 계속해서 내게 질문해 왔고 나는 채점 도중 간간히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다 마지막 대답후 부터 요한이가 아무말 없자 나는 고개를 들어 요한이를 바라봤다.
요한이는 참 에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화가 난것도 같고, 실망한것도 같고, 어딘지 슬퍼 보이는것 같기도한 표정이었다.
나는 그표정을 보고 아무말도 할 수 없어 다시 채점에만 열중했다.
마지막번 까지 채점을 마친나는 가방을 챙기고 일어섰다.
-잘했어. 다 맞았네.....앞으로도 열심히 해라.
-.............................
- 휴우~ 이젠 인사도 안하냐?
-.............라....
-머?
-그넘..만나지 말라고
-무슨..말이야?
-맘에 안들어. 싫어.
-머가?
-니가 다른 남자 만나는거....이런 기분 처음이고, 나 지금 매우 불쾌해!
나는 잠시 할말을 잃고 넋을 놓고 있었다.
.. ..
나는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입을 열었다.
-요한이, 너......설마 나 좋...아..하냐?
-............좋아하는게 뭔데?
-뭐?
한참 후에야 요한에게 대답을 들은 나는 순간 당황해야 했다. 좋아하는게 뭐냐니?
-그러니까..그 좋아한다는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걸 어떻게 설명하지?....그래! 너...나보면 막 두근거리고, 내가 더 이뻐보이구, 내가 없을땐 조금 보고 싶고 내가 딴 남자랑 어울리면 화나고 시도 때도 없니 내가 떠 오르고 그러냐?
나는 참 어이가 없었다. 과외 알바 시작한 이래로 좋아하는게 뭔지 가르쳐 본 것은 난생처음이었다.
'근데 이놈의 심장은 왜 이렇게 두근거리는 거야?'
어이 없어 하면서도 이상하리 만치 두근거리는 내 심장때문에 어지러웠다.
-가만..나야 말로 이자식 좋아하는거 아냐? 아니야..그럴리 없어. 저넘은 나보다 무려 세살이나 어리고 학년으로 치면 4학년 이나 차이나는데..'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실망감이 밀려왔고, 가슴이 아파 쓰러질꺼 같았다.
-그,그러냐? 그렇지..니넘이 날 좋아할리가 없지..하.하.하웃긴다...
나는 당장이라고 울음이 터질껏 같았다. 어색하게 웃으며 여전히 내 팔목을 잡고 있는 요한이의 손을 밀쳐 내고 서둘러 오피스텔을 빠져나왔다.
- 널 보면 그냥 두근거리는게 아니라 심장이 터질것 같아..더 이뻐 보이는게 아니라 더이상 이뻐 보일 수 없을 만큼 예쁘고, 조금 보고 싶은게 아니라 널 안보면 미칠 만큼 보고 싶다..다른 남자와 어울리면 화나냐고? 화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자식을 죽.이.고 싶을 만큼 괴로워. 니가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르는게 아니라 한시도 떠나지 않고 떠오른다......그럼 이건 좋아하는게 아닌거 맞지?...
라고 조용히 웅얼거리는 소리를 이미 빠져 나간 소다가 들었을리가 없다.
사실 아까만해도 요한이는 5시에 오기로 한 소다를 기다리기 위해서 학교 끝나자 마자 집으로 달려왔다. 그러나 5시가 지나도 오지않자 미칠듯한 초조함에 시달리고 있었다.
'설마..어제 내가 그렇게 했다고 이제 안오는건가?'
'오다가 사고라도 난건가? 박실장 아저씨한테 전화 해서 알아보라고 할까?'
'어디서 딴 넘들하고 놀고 있나? 애들 풀어서 찾아 볼까?'
5분 간격으로 별별 생각이 다 들었고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이었다.
드디어 초인종이 울리자, 미친 듯, 달려가 문을 열어 소다인걸 확인하고 비로서 안심하고 있었고, 소다가 애인이 있다는 소리에 돌아버릴 만큼 열이 받았던 요한이었다.
-나쁜넘...니넘이 날 가지고 노냐? 앞으로 내가 니 말을 믿으면 소다가 아니라 베이킹파우다다..
나는 내가 왜 화를 내는지도 모른채, 무작정 요한이만 욕하고 있었다.
-----이주일후,,,(너무 자세히 일일이 주인공 심리 묘사를 하고 사건을 진행시키면 번외편이 본편만큼 길어지는 관계로 제 마음대로 시간을 초월 합니다..>>ㅑ~~ 이 맛에 자까하죠..**^^**현실도 이러면 수능날을 없애버릴 텐데ㅠ.ㅠ)
그동안 요한이와 소다는 지극히 고용인과 고용주의 관계를 유지했다.
소다는 오로지 진도만 나갔고 요한이 역시 소다에게 전처럼 장난치거난 시비를 붙이지 않았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과외가 끝날때쯤 되자 소다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때 소다의 가방에서 진동소리가 들려왔다.
소다는 전의 일이 생각나서 핸드폰을 꺼내 거실로 나가려고 일어섰다.
그러나 미처 빠져 나가기도 전에 요한이의 목소리에 붙잡혀 나가지는 못했다.
-전화 받지마!!
-왜?
-지금..수업중이 잖아.
요한이가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렸다.
-지금은 내가 필요하지도 않잖아.
-필요해...
요한이는 말을 마침과 동시에 소다의 손에 들려 있는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입에 물린 담배를 자신의 손으로 빼앗은뒤. 담배 대신에 자신의 입술을 소다의 입술에 부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요한이의 입술이 떨어졌고, 소다는 반은 얼이 빠지고,나머지 반은 화가난채 요한이를 쏘아보고 있었다.
-선우요한...내가 이걸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냐?
-...사실 그대로...
-그만하자. 난 어린애 장난에 놀아날 만큼..한가하지 않아.
-나..어린애 아냐!
-그런말 하는 자체가 어린애야..
-.....................
내말에 요한이는 짐짓 화가난듯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냥 귀여운 동생한테 뽀뽀 받은 거라고 생각할께.. 나 약속 있어서 가봐야 돼.
-가지마.....
애원하는 목소리..나는 요한이의 그런 목소리에 당황한 나머지 일어서다만 엉거주춤한 자세로 요한이를 바라봤다.
-너...나랑 사귀자.
다시 요한이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곧 마음을 다잡았다.
-민우(민아 동생이여^^**)말 들은 기억에서 좋은말은 하나도 없던거 같다. 싸움에서는 이미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천하의 플레이 보이에 무지 차갑고 잔인하다고...
-아냐!
-뭐?
-요한이 그렇게 나뿐넘 아니야...
내가 따지듯 말하자 민아는 당황했는지 잠시 말이 없다가 조금후에 말을 꺼냈다.
-알아따...미안해. 그런데 뭐가 문제야?
-요한이가 사귀자고 했어..
-그럼 좋은거 아니야? 너 그넘 좋다며..
-근데, 요한이는 나 안 좋아한데..
내가 다시 시무룩 해지자 민아는 분위기를 바꾸려고 말을 돌렸다.
-야!야! 머가 그렇게 복잡하냐? 우리 일단 밥 부터 먹자..너 어제 저녁이랑 오늘 점심까지 굶어서 기운 하나도 기운 하나도 없을꺼야..
민아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어제 저녁 이랑 오늘 점심이라면...
-민아야! 지금 몇시야?
-어...저녁 7시..너 하루를 꼬박 잤다.
나는 깜짝 놀라며 일어서서 옷을 주어 입었다. 아직까지 어지러운게 아직 열이 내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야!유소다! 너 지금 뭐하자는 거야? 빨리 침대에 안돌아가? 너 아직도 열이 39도를 윗돈다구!!
-안돼!!!나 요한이 과외 가야한단 말이야. 오늘 가기로 약속 했어..
민아는 나를 극구 만류 했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집을 나섰다. 걷는것도 힘이들고 숨쉬기 조차 벅찼지만 멈추지는 않았다.
민아는 말려도 안된다는걸 알고 따라 나서려 했지만 결국 내 고집에 못이겨 포기하고 말았다.
내가 요한이의 오피스텔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너무 어지러워 잠시 숨을 돌리려고 자리에 주저 앉은 나는 내 앞이 더욱 어두워 지는 느낌에 어렵게 고갤 들었다.
역시나 그곳에서는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은 어섯명의 남자들이 자신을 보고는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야..이기지배 죽이지 않냐?
-그러게..진짜 이뿐데?
-야! 너 우리랑 놀자..
-꺼.져..
나는 두려웠지만,최대한 겁먹지 않은척 입을 열었다.
내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그중에 한넘이 날 무작정 일으켜 세웠고, 난 비틀 거려야 했다.
-씹..이년...생각보다 입이 거친데?
-이게, 이뻐서 놀아주겠다느데..
- 지랄하지 말고 꺼.져.라. 내 정신이 제대로 박힌한 너희 같은 쓰레기 하고 놀일 절대 없으니까..
비틀 거리면서도 할말은 꼭 하고 마는 나였다.
내말에 기분이 더 나빠졌는지 나를 잡고 잇던 놈의 표정이 찌그러 졌다.그러더니 잠시후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너 여자 입이 그렇게 거칠어서 쓰겠냐? 그래..입술도 그렇게 거친지 볼까?
지금까지 당당했던 나는 겁을 잔뜩 먹고 몸부림을 쳐야 했다.
그러나 내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넘은 내 입술을 덥쳤다. 주위에서 키득 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고 나는 역겨움을 느껴야 했다.
계속해서 내 입술을 덥치던 넘의 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 그넘도 꾀나 아팠는지 곧바로 떨어져 나갔고, 나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입술을 물린 놈이 욕을 하면서 나에게 손을 들었다.
-니..씹! 썅..이 개같은년...어딜 물어?!!
나는 두 눈을 꼭 감고 내에게 내려질 매질을 기다리고 있었다.
'퍽'
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전혀 고통을 느낄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한 남자가 나머지 여섯을 미친듯이 두드리고 있었다.
돌아 있어서 그 남자의 얼굴이나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남자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로 얼마나 화가 나있는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그남자가 요한이라는 것도 이상하게 알수 있었다.
퍽!
-윽..선우요한이잖아....
-씹..우리 죽었어. 저 여자 아무래도 선우 요한 깔치인가 보다...
'퍽' '쿡' '쾅' '우직'
-니.들.따.위.가.누.굴.건.드.려...
요한이의 입에서 모든걸 얼려 버릴 만큼 살벌한 소리가 들려왔고 그넘들은 죽을 힘을 다해 용서를 빌었다.
-자..잘못 했어요...
-우린..몰랐어요...
-한번만...용...
-이미 늦었어...다.죽.인.다.....
그러나 전혀 화가 풀리지 않는 요한이었다.
나는 그대로 두면 요한이가 정말로 그넘들을 죽일것 같자,마지막 힘까지 짜내 요한이에게 걸어가 요한이를 뒤에서 끌어 안았다.
-요한아...나..아파......
그제서야 요한이는 그넘들에게 하던 발길잘을 멈추고 돌아섰다.
그넘들 여섯은 이미 모두 기절해 있었지만 신음소리가 들리자 죽지는 않았다는것을 확인하고 나는 쓰러져 버렸다...
.. 머리가 어지러웠다.
눈을 뜨니 낯설지만 어딘지 익숙한 장소의 푹신한 침대위에 누워 있었다.
-어머! 일어나셨어요?
-누구..시죠?
모르는 여자가 친절하게 물었고, 의아해진 내가 되묻자 그 여자역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저는 요한 도련님 댁, 주치의 안현진이라고 합니다. 여기는 요한 도련님 오피스텔 이에요..
-요한이요? 아.....제가..
-쓰러지셨죠? 열이 그렇게나 높았는데..무모하셨어요..
-...........요한이는요?
요한이의 오피스텔에 정작 요한이가 보이지 않자 내가 물었다.
-도련님, 지금 거실에서 주무시고 계실꺼에요...불러 드릴까요?
-아니요..자는데,굳이,,,,
-**^^**
- 왜..왜요?
-네?
-왜 그렇게 웃으시냐구요...
-소다씨라구 하셨져?
-네? 어떻게 제 이름을...?
-어제..도련님이요...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요한이가요? 왜요?
-저에게 다짜고짜 전화해서 5분안에 안오면, 인생 종칠줄 알으라며 소리를 지르시더니, 제가 오니까 소다씨 곁으로 절 끌고 가시고는 당장 낳게 하지 않으면 밥줄,목줄 다 끈어 놓으시겠다고 협박을 하시더라구요...
-서,설마..요한이가요...그앤...절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글쎄요...아무튼 도련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어찌나 두렵던지 등줄기에서 땀이 다 흐르더라구요..혹시나 소다씨가 큰 병에 걸려서 제가 치료하지 못하면 하는 생각에요...도련님은 한번 한다고 마음 먹으면 무슨일이 있어도 행하시는 분이거든요. 소다씨가 다행히도 단순한 폐렴이었기 망정이지....
-폐렴이요? 전 그냥 감긴줄 알았는데...
-쯧쯧..처음에야 단순한 감기 였겠죠. 그때 병원에 가고 ,푹쉬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까, 페렴으로 번진거라구요..소다씨가 폐렴인게 저한테는 천만 다행이었지만 도련님은 그러지 못했을껄요?
나는 다시 궁금해졌다.
'선우요한. 이자식..설마 내가 죽을 병에라도 걸리기를 바랬나?ㅡ_ㅡ^'
그때 내 생각을 읽었는지, 현진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도련님 말이죠..소다씨 곁에서 한시도 떠나지 않고 간호한거 아세요? 제가 괜찮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듣질 않으시더라구요. 소다씨가 작은 신음 소리라도 내면 저한테 달려와서 무슨일이 있는거 아니냐구 얼마나 다그치시던지... 저, 도련님의 그런 모슴 처음 뵜어요.
-저,,정말이요? 요한이가 왜..그랬을 까요?
나는 심장이 한없이 두근거리는게 느껴졌고 막연한 기대감이 몰려 왔다.
-글쎄요...그만큼 소다씨가 도련님에게 있어서 소중하다는 뜻 아닐까요?
- ㅡ////////////ㅡ;;;;
내가 얼굴이 붉어진채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때, 방문이 열리고 초취해진 요한이가 들어왔다.
요한이는 깨어있는 나를 보고는 기쁨에 찬 미소를 짓더니 금방,그 미소를 지우고 예의 그 무뚝뚝한 표정으로 바꾼후, 그다지 따스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일어났냐? ㅡ_ㅡ
-어...
'역시...저 의사선생님이 거짓말한게 틀림없어..저넘의 싸가지 없는 말투는 하루가 멀다하고 업그레이드 되는 구먼...ㅡ_ㅡ^;;;'
-야..
나는 요한이가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부르자 다시 요한이가 할 말을 기다리면서 긴장하고 있었다.
-너....다시 한번 나한테 쓰러지면 가만 안둔다...너 니 몸무게가 얼마나 나간다고 착각하고 사는거냐?
-미, 미안하다..ㅡ_ㅡ+++
'저여자 의사아니고 순 사기꾼 아냐? 저게 퍽이나 날 걱정한 사람의 뒷풀이로군...'
-어째..전혀 미안하지 않은 말투네? 난 어떤 무식하고 생긴것 같잖게 남 하는거 다 한다고 쓰러지기나 하는 여자 때문에 딱.딱.한.바닥에서 잠을 잤는데 말이지?
요한이의 비꼬는 말을 듣고 나는 드디어 확신 할 수 있었다.
'저 여자 확실히 사기꾼이야!!!ㅡㅡ+++'
속으로 생각하면서 열씨미 그 여자를 야리자, 그 의사는 요한이와 내가 티격태격 하는게 귀엽다는 듯이 의미 심장한 미소를 짓고는 나가 버렸다.
현진이 빠져 나가고 나서도 나는 한참을 그 의사가 빠져 나간 문을 노려 보다가 요한이의 말소리에 다시 고개를 돌려야 했다.
-야..너 나한테..할 말 없냐?
-......................
-아~~~허리야..내 17년 평생에 저런 곳에서 자보기는 처음이네...
'부디 니 17년이 평생이 되기를 바란다..ㅠ.ㅠ'
나는 뻔뻔히 엄살을 피우는 그넘에게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한번 사과를 했다.
-...ㅁ.....다..
-뭐?!
-미.안.해.죽.겠.다.
-***********^^************
모든 여자들..어쩌면..대다수의 몇몇 남자들?^^;;마저도 정신을 잃을 만한 요한이의 웃는 모습에 나 역시 얄미운 마음을 싹 지울 수가 없지..ㅡ_ㅡ++
나는 머릿속으로는 요한이를 끈임없이 미워했다. 그러나 심장은 정직하다. 내 심장은 요한이를 볼 때마다 심장질환 환자인냥 두근거렸다.
방금 요한이의 꽃 미소를 본 후에는 더욱더 악화 되었다.
머릿속으로는 저 얼굴에 찬 물이라도 끼얹어 주고 싶을 만큼 얄밉다고 생각 하면서도 심장은 훨씬 더 빠르고 강하게 두근거리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이대로 있다가는 심장이 터져 버리기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시라도 빨리 요한이의 시야에서 벗어나야 겠다고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러자 아직 어지러움이 가시지 않아 비틀거렸고, 요한이는 다시 얼굴에서 미소를 없애고, 걱정스러운 표정은 감추지 못한채, 소다를 부축했다.
그리고는 나무라는 말투로 소다를 다그쳤다.
-야!! 니가 아무리 인간을 초월한 만큼 무식하게 건강하다고 하지만..왠만하면..아픈척이나 좀 해라..
'이넘이날 걱정하는 것인가? 아님, 날 비웃는 것인가?'
나는 심각한 내면 갈등에 휩싸였고 생각을 해서 그런지 머리가 좀더 어지러운거 같았다. 그리고 내 가슴 바로 아래 닿아 있는 요한이의 손이 신경쓰여 미칠지경이었다.
내가 힘들게 요한이를 밀치고 걸어나가려 하자, 요한이가 다시 말을 걸어 왔다. 지금까지 처럼 장난끼 섞인 목소리가 아니라,한 없이 진지햇고,어떻게 들으면 차갑고 ,반면에 어딘지 상처받은 듯한 억양과 어투의 말이었다.
-너...내가 그렇게 싫어?
난 순간 너무 당황했기 때문에 아무말도 하지 못한채,그냥 그자리에서 요한이만 멍하니 처다보고 있었고, 다시 요한이가 말을 걸었다.
-그렇게 아파도...날 밀쳐버리고 가버리고 싶을 만큼..그만큼 내가 싫은거냐고...'
-뭐? 아...
나는 여전히 대답을 할 수 없었고 무의식적으로 담배를 찾았다. 다행히 담배는자신의 주머니에 고스란히 있었고, 나는 어렵지 않게 담배를 입에 물 수 있었다.
내가 메케하고 약간은 씁쓸한 담배 연기를 마신다고 느낄때, 그 느낌은 곧 사라져 버렸다. 요한이가 내 입에서 그것을 낚아채 버려버린 것이다.
-내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했잖아!!
-왜?..여자가 담배 피우는게 꼴불견 이라서?
-아니!!니가 담배나 피니까..폐렴이나 걸리는 거야! 담배 피면 폐가 나빠지는거 몰라?
나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알기는 안다만..그게 폐렴하고 관련이 있었던가?ㅡㅅㅡa'
-나는...너 아픈거....... 싫어...
이어지는 요한이의 말에 난 정신이 번쩍 들었다.
-뭐라고?
-귀먹었냐? 난 너 아픈거 싫다고...
-왜?
-몰라....그냥 니가 아픈게 싫어. 걱정되 죽겠다고.
-......................
나는 다시 침묵했고 혼란스러워 했다.
'이 넘이 이번에는 도대체 무슨 꿍꿍인가 하는 생각이 든 반면에 그말이 요한이의 진심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젠장...왜 아무말도 안해?
-니가,,무슨 말을 하는지, 그게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모르겠어..
나는 솔직하게 말했고 이어질 요한이의 대답을 기다렸다.
-왜 이해를 못해? 너 좋은 대학 다닌다며..그것도 이해 못해서 어떻게 대학 갔냐? 그냥 말 그대로 받아 들이면 되는거야.
-난..너랑 말장난 하고 싶지 않으니까 머리 자르고, 꼬리 자르고, 장식 빼서 본론만 말해..
-제기랄!!내가 지금 말장난이나 하는걸로 보여? 난 지금 너한테 다시한번 프로포즈 하는거라고.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요한이가 프로포즈 했다는 말에 난 당장이라도 활작 웃으며 yes라고 대답해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요한이는 새로운 장난감을 어떻게 가지고 놀까 궁리하는 중인 아이였고 그 장난감은 바로 나였다. 난 틀림없이 상처 받고 힘들어 하게 될것이고, 물론 그렇게 되는것을 원하지 않았다.
난 단호하게 마음을먹고 요한이를 바라보았다.
요한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나를 좋아하는게 아닌가 믿어 버릴 정도로 진지하고 약간은 아니, 아주 많이 긴장한 모습을 하고 있는 요한이가 보였다.
난 가슴이 '욱씬'하고 아파 오는게 느껴졌지만 주저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나..너랑 사귀고 싶은 생각 없어. 미안하다...넌 아직 어리고...
그러나 난 말을 마치지는 못했다. 요한이가 가까이 있는 의자를발로 걷어 차 버렸기 때문이다.
의자는'쿵'소리를 내며 저 멀리 나가 떨어졌고, 난 놀란 눈을 하고 요한이를 바라봤다.
-빌어먹을...내가..어려서 싫다고?
-......................
-문제가 그거 뿐이야? 하!하! 아니지..하필 왜 그거야?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잖아..
-미......
-집어쳐!!미안하다는 말따위 너한테 듣고 싶지 않아.
난 잠시 고갤 숙였다가 다시 들었고 완전히 경직된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요한이의 눈에서 무엇인가가 뚝뚝 떨어진다.
-요한아.......
-니..애인이란 넘 때문에..그래?
-뭐?
-니 애인이란 놈을 너무 사랑해서 날 못 받아 들이는 거냐구...?
-..........................
-나 앞으로 니 말 잘 들을께...아니! 이제 꼬박 꼬박 누나라고 존칭쓰고 반말하지 않을께...아!!이제 두번다시.. 다른 여자.. 만나지도 않고 평생 누나만,, 바라볼께...그래도 난....... 안..될까? 응?
요한이의 말을 들은 내 머릿속은 회로가 마비가 될 정도로 복잡해져 있었다.
1분전 아니30초 전만 해도 요한이가 하자는 대로 하는 것은 날 망치는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은 차라리 요한이와 함께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요한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고, 살며시 요한이의 목을 끌어 안았다.
요한이가 뻗뻗이 굳어 버리는게 느껴졌다.
그런 요한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그말...진짜야?
-머?
-앞으로 절대 다른 여자 안만나고 나 하자는 대로 하면서 나만 바라보고 살꺼냐구...
요한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난 확실히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요한이가 날 밀치며 고개라 떨어져 버리기라도 할만큼, 끄덕였기 때문이다.
난 그런 요한이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피식 웃었다
-누나.....
-응?
-하나만...물을께..
-...그래...
-나..사랑해?
-넌...?
난 요한이의 질문에 바짝 긴장하며 지금껏 의혹에 싸여 있던 질문을 던졌다.
-뭐?
-넌 어떠냐고..전에 그랬지?..넌 아무래도 날 좋아하는게 아니것 같다고..그런데 덜컥 나한테 프로포즈 한 이유가 뭐야?
-물론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난 누나를 좋아하지 않아.
요한이의 대답에 난 급속도로 냉각되어 갔다.눈에선 눈물이 차올라 왔다.
그러자 요한이가 내 눈물을 검지 손가락으로 살짝 훑어주며 말을 꺼냈다.
왠일인지 아까보다 표정이 훨씬 밝아진 느낌이 들었다.
-내 감정은 좋아한다는것 하고는 차원이 달랐거든....그보다 훨씬 더 간절하고 애절해서...그딴,좋아한다는 감정하고는 비교 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훗..누나, 방금 그 반응 나 재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는 거지?
요한이의 대답과 물음에 난 안도감에 복받쳤다. 잭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자 요한이는 날 가만히 끌어 안고 말했다.
-누나..이제 담배 피지마..
-끄덕...
-술도 가능하면 마시지 말고...
-끄덕..
-밤 늦게 나없이 절대 돌아 다녀서도 안돼!
-끄덕...
-아프면..더더욱 용서 못해.
-끄덕...
-혹시...다른 남자 생기면....꼭 이야기해. 그럼 나..편히 보내줄께.
난 여지껏 끄덕이며 대답하다가 요한이의 의외의 말에 깜딱 놀라서 고개를 처들고 날 안고 있는 요한이를 바라봤다.
[펌] 내남편은 고등학교 1진 짱 -번외편(요한과 소다가 만났을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