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승 경기종료 5분을 남겨둔 지금. 13대 79라는 엄청난 점수차로 13반은 승리를 향해 내딛고 있었다.
-하유...5분만 지나면 이 지르한 경기 끝나는거지? 프로 농구선수가 초등학생 데리고 노는거 같아서.....-_-
민아의 투덜거리는 말에 난 그냥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지금 상대편인 7반 선수들이 그렇게 실력이 나쁜건 아니었다.
오히려 썩 좋은 실력의 아이들이었다. 영신고등학교는 1학년때 반이 그대로 졸업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특수 목적으로 이루어진 반이 몇개 있는데 12반은 엘리트 전용반, 13반은 문제아 반 인것처럼 7반은 운동 특기생들만 모인 반이었다.
더군다나 영신고등학교 농구부는 전국 청소년 체전에서 우승한 경력까지 있었다. 그러니 아무도 7반 학생들이 형편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욕할수 없는 것이다.
다만, 모두들.. 13반의 2명의 괴물 (요한이와 유다)과 목숨걸고 경기에 임하는
(요한이와 유다한테 억지로 뽑혀서 엄청난 정신 훈련을 받았다 -ㅅ-;;)
1,2학년 3명에게는 누구도 이길 수 없다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을 뿐이었다..
남들이야 어떤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보던지. 나와 민아는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정말이지 죽을맛이었다.
요한이가 교실에 농담처럼 한 말을 정말로 실행했기 때문이다.
내가 잠시라도 요한이에게서 눈을 뗀다면, 요한이도 경기는 모른척한테 선수 벤치에 들어가 선수들과 관중, 그리고 심판을 당황시켰고, 요한이외의 누군가를 지켜보기라도 할려면 요한이가 그 아이를 죽일듯이 노려보면서 유독 그 아이를 집중적으로 거친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결국 그 아이 대신에 다른 선수로 교체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난 요한이가 경기에 참가하는 동안에는 화장실도 못갔다
내가 체육관을 빠져나가려고 하면, 요한이도 농구코드에서 걸어나가 버렸으니까... 사정은 민아도 마찬가지 였다,,
축제에 구경온 외부인이든지. 교내 선생님 혹은 학생이든지... 여한튼 나이,지위를 불문하고 XY 염색체를 가진 사람이 나와 민아에게 조금이라도 접근하는 기색이 보이면 경기 도중임에도 불구하고 사정없이 농구공을 그사람에게 집어 던진채. 잔뜩 눈에 힘을 주고 노려보면서 그 남자가 슬금슬금 도망가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그럼 사정으로 나와 민아는 13반 농구 경기가 없는 시간에 다른 아이들이 경기하는걸 구경하러 가는 시간외에 죽자살자 농구 경기장에 앉아 있어야 했다.
요한이의 협박과 정신강화 트레이닝 덕분인지. 1,2,3학년 13반은 거의 전 종목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정확히 말하면 탁구경기 한 종목을 제외한 모든 경기의 우승을 거머쥔 것이다.
아쉽게도 탁구에 참가한 2학년 아니 2명은 2점차로 지고말았다..
말이 2점차지, 그 아이들은 축제 전날 저녁에서야 요한이에게 탁구에 참가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오늘 아침에서야 '탁구란 무엇인가'에 대한 책을 읽었다.
준우승을 한것만 해도 대단히 칭찬할만한 일이었지만. 전 종목 우승을 노렸던 요한이에게는 대단히 못마땅한 일인 모양이다.
그날 저녁 요한이는 1,2,3학년 13반 170명이 원하는 음식을 모두 돌렸지만 탁구에 참가한 두명의 학생은 요한이 수하의 아이들에게 몇대 얻어 터진채. 구석에서 기합을 받아야 했다
10시쯤이 되자 학교 강당에서 흥청망청 춤추고, 노래하며, 먹고, 마시면서 놀던 아이들이 하나씩 빠져 나갔다
민아, 유다, 요한이와 함께 강당뒤에 앉아서 아이들이 노는걸 지켜보던 나도 슬슬 잠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민아도 연신 하품을 해대며 눈을 비비고 있는것이 피곤하기는 나와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그런 민아를 보고 있자니. 점점 눈꺼풀이 내려 앉는게 느껴졌다.
-졸려? 집에갈까?
-으음... 잠와.
잠결에 부드럽게 내어깰 감싸안는 요한이의 손길과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웅얼거리며 대답한 나는 내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느낄수 있었다
나를 조심스럽게 안아올린 요한이는 강당을 빠져나가기 위해 문쪽으로 향했고, 비몽사몽한 가운데에서도 아이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호기심이나 의아함 같은 시선이 아닌 단순한 부러움과 동경의 시선이었다
오늘 하루종일 요한이가 나에게 보낸 애정공세로 13반 아이들은 학년을 불문하고 요한이와 나의 사이를 눈치챈 듯 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발설해서는 안되는 금기라도 되는양 아무도 입밖에 꺼내지는 않았다.
나를 안고 가던 요한이는 문앞에 다달아 잠시 멈추어 선 후에 조용한
목소리로
-깨끗이 치우고 들어가.
라고 말했다
아무도 대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일 강당은 평소 어느때 보다도 깨끗해져 있을것임은 틀림 없었다.
요한이의 발걸음에 맞춰 스르륵 잠이든 나는 곧 어떤 푹신한곳에 앉혀졌고 그 편안한 느낌에, 요한이의 품으로 파고들면서 더욱 깊은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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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몸이 휘감기는 느낌에 서섯히 눈을 떴다.
그리고 곧 내몸에 휘감겨 있는게 요한이의 팔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요한이는 한쪽 팔로는 내 머리를 받쳐주고 나머지 팔로는 날 끌어 안아 등허리를 쓰다듬고 있어다.
난 요한이에게 깨어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몸을 비틀었고 역시나 요한이는 곧바로 반을을 보였다.
- 잘잤어.. 누나???
- 음.... 근데 지금 몇시야?
- 8시. 이제 준비하고 학교가면 돼.
- 그러네.. 근데 요한아....
- 응? 나한테 두른 팔 좀 치워줘. 못일어 나겠어.
요한이가 꽉 끌어안고 있는 바람에 일어나기가 거북해진 나는 요한이에게
말했지만 요한이는 팔을 치우는 대신 더욱 꼭 끌어안으면서 눈을 반짝였다.
아침에 이런 행동을 보이는 요한이의 다음 태도는 너무나 뻔 했다.
- 모닝키스..... 누나가 해줘... 자!!
역시나... -_-;; 발전이 없다...'
- .......아침부터 또...
- 빨리....빨리 재촉하면서 입술을 내미는 요한이를 보고 있으면 얼굴에 계속해서 웃음이 가시질 않는다.
나는 '쿡' 웃고는 내밀어져 있는 요한이의 입슬에 살짝 키스해 주었다.
좀더 찐~~한 키스를 바라고 있었는지. 요한이는 얼굴을 찌푸리고 투덜거리면서 팔을 치웠다.
- 쳇!! 내가 어린애두 아니구....
- 시끄러 선우요한! 안갈래? 누나 배고픈데..
- 배 많이 고파? 조금만 기다려...
게속해서 투덜거리던 요한이는 내가 한 배고프다는 한마디에 방금전까지 투덜거리던 것조차 잊고 서둘러 침실을 빠져 나갔다.
난 그런 요한이가 사랑스러워 미칠 지경이었다. >ㅇ<
샤워를 마치고 식당에 갔을때 식탁에는 여느때와는 달리 토스트와 스크램블 그리고 우유한잔만이 놓여 있었다.
평소에 요한이가 차렸던 거나한 아침 식탁과 달랐기 때문에 궁금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한 나는 일부러 슬픈 얼굴을 꾸민채, 방에서 나오는 요한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런 내 표정에 요한이는 움찔 하더니 당황해서 나에게 다가왔다. 장난인이건 진실이건 요한이는 내 표정에 아주 약간이도 슬픈 기색이 보이면 참지 못했다. 가까이 다가온 요한이는 내 뺨을 양손으로 감싸쥔 채 날 이리저리 살피면 질문을 해댔다.
걱정스러운 말투의 요한이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난 더 과장되게 우는척을 하면서 말을 마쳤고, 내 말에 요한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 누나.. 무슨 말이야?
- 아침밥이 빵조가리잖아... 너 지금까지 아침 이렇게 성의없이 차려준일한번도 없었단 마랴...
내대답을 들은 요한이는 한동안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더니 곧 내가 장난친걸 깨닫고는 내 볼을 쭈욱 늘어 뺀후 놓아 주었다.
그리고 내 볼을 놓았을때 빨갛게 흔적이 남자. 그곳에 살짝 입 맞추어 주는것도 잊지 않았다.
- 깜짝 놀랐잖아. 앞으로 그런 장난 치지마! 나 심장마비로 죽는꼴 보고 싶어서 그래?
- 헤헤... 미안. 근데 정말 이상하네. 어쩐일이야?
- 오늘부터 축제잖아.. 난전이랑 할텐데 거기가서 군것질도 하고 해야지
- 아~~ 그런것 때문에 그랬구나... 역시, 내 남편밖에 없다니까 ^^
말을 마친 나는 식탁에 앉아서 놓여있는 음식을 냉큼 먹고는, 옷차림에 대해서 요한이와 한바탕 더 실갱이를 한 후에야 등교길에 오를수 있었다.
축제 이틀째인 영신고등학교의 교문은 어제보다 훨씬 더 분볐다.
빽빽한 인파를 뚫고서 겨우 학교 운동장에 들어설 수 있었고, 난 눈이 휘둥그레지고 말았다.
난전은 이미 시작되어서 손님들로 북적했고, 내 앞으로 백설공주며, 마리앙뜨와네뜨. 쾌걸조로, 검객, 줄리엣, 텔레토비, 마녀, 기타 등등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지나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묻는듯한 시선으로 요한이를 바라보자 요한이는 얼굴에 살짝 미소를지은채, 설명해 주었다.
- 1,2학년 전교생이 코스프레 하거든. 3학년은 나이를 생각해서 그런지 빼주더라구..
- 아~~ 그런거였어? 난 또, 근데 정말 재밌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에 신이난 내가 뜰래 뚤래 둘러보구 있을때. 민아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 좋은 아침이야! 요한아, 유다가 너 찾더라. 뭐 해야할게 있다고 하던데
민아의 말은 들은 요한이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은후에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 누라!! 민아 누나랑 구경하고 다녀, 무슨일 있으면 전화하고
돈은 있지?
- 아니.. 나 돈 하나도 없어..
- 자 여기 내꺼 지갑. 이거 가지고 쓰고 싶은대로 써! 응?
- 어....
간단히 대답하면서 내가 딱 보기에도 꽤 많은 액수의 돈이 들어있을 지갑을 건네 받자 요한이는 내 볼에 '쪽' 소리가 나게 뽀뽀한 다음, 귓가에 한마디 남기고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 (한.눈.팔.면....알.지??)
그런 요한이와 나의 만행을 지켜보던 민아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고, 우리는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 니 옷차림 보니까. 아침에 요한이랑 또 한바탕 했겟는데...
민아의 말에 난 내 옷차림을 한번 내려봤다. 옷이라고 하기엔 뭔가 켕기는 거의 걸레에 가까운 구제 바지에 헐거운 박스티.
원래는 구제바지와 몸에 착 달라붙는 화려한 티셔츠를 입을 계획이었지만 요한이의 저항과 혈투 끝에 합의한 옷차림이었다.
- 그래도 요한이가 많이 봐붰네..
- 말두마... 이거 입으려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데...
내가 민아에게 투정을 부리고 있을때 우리를 부르는 소리에 나와 민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
- 선생님!! 헥헥....
그곳에는 쪼그만한 키에 눈이 뗑그란 귀여운 여자아이가 숨을 돌리며 서 있었다.
- 우리 부른거야?
- 네...^^
- 왜?
- 저랑 좀 같이 가주세요. 잠깐만요....
- 우리가 꼭 필요해?
- 네.....
- 이유좀 알면 안돼?
- 가시면 알아요....
작은 체구답지않게 민아와 나를 이끄는 아이의 힘은 셌고, 민아와 나는
서로의 얼굴만 멀뚱히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한 후에 순순히 그 아이를
따라갔다.
조금 걸은후에 우리가 도착한 곳은 2학년 3반 교실이었다.
나와 민아가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은 모두 우리에게 달려들었고,
그 정신없는 상황에서 민와와 나는 어리둥절해 있을 뿐이었다.
잠시후 나와 민아의 손에는 천쪼가리가 들려 있었다.
더욱 의아해진 나와 민아는 참다못해 그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깨고 입을
열어 말을 꺼냈다.
- 이게 뭐야?
그러자 아까 우리를 이끌고 온 여자아이가 나서서 즐겁게 대답해 주었다.
- 그거 코스프레 의상이에요. 저희가 선생님들 드릴려고 디자인해서
만든건데.. 맘에 드세요? ^^ 아니 그럴게 아니라 빨리 입어봐요~~~
그제서야 손위에 놓여진 천들의 정체를 알게 된 나와 민아는 서로 마주본채 씨익 웃고는 재빨리 교실 뒤에 있는 탈의실로 달려갔고,
아이들 두명이 각자 한명씩 우리를 따라 들어왔다.
한번도 해본일이 없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즐거웠다.
잠시후에 우리가 탈의실에서 나오자 교실에 모여있던 여자 아이들이 저마다 탄성을 내뱉었다.
- 이야~~~ 예상도로 정말 예뻐요..
- 생각보다 더 예쁜데.. 뭘!!
- 정말 잘어울리세요.
아이들의 계속되는 칭찬에 난 내 옆에 탈의실에서 나온 민아를 바라봤다. 민아의 옷은 민아에게 썩 잘 어울렸다.
걸을때마다 파란색과 초록빛이 번갈아 나타나는 신비로운 소재의 긴 치마가 허리에서부터 무릎까지 꽉 조이다가 무릎 아래에서 부터는 넓게 퍼져 다리에 휘감기고 있었고, 은빛을 띈 사이버틱한 끈없는 나시가 가슴 상단부터 허리까지만 가려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출이 심하지 않은건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까만 생머리 가발 덕분이었다.
손에 부착된 조개비 모양의 캐스터네츠가 민아의 신분을 더욱 확실히 밝혀주었다.
민아는 인어공주였고 그게 퍽이나 어울렸다.
- (히야~~ 유다도 너 못알아 보겠다)
내가 아이들을 신경쓰며 민아이게 속삭이자 민아가 대꾸했다.
- 차라리 그게나아 이렇게 입고 돌아다니면 그녀석 또 투덜거릴텐데..
난 이차림이 정말 마음에 들거든^^ 근데 넌 춘리냐?
민아의 대답에 이어진 질문에 난 교실에 있는 전신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봤다.
빨간색과 금색이 어우려진 민소매의 차이나풍 원피스로, 긴 치마는 몸에 꼭 조이지는 않았지만. 어느정도 몸에 맞았고, 양쪽 옆이 허벅지 중간까지 트여있어. 금색 끈 리본으로 매듭지어 있어서 겉기에는 편했다
목까지 꽉 여매진 대신에 등쪽이 동그랗게 파여 있었다.
의상을 약간 변형시킨듯 했지만. 거의 같은 디자인과 분위기였고.
양쪽으로 갈라서 동그랗게 말아올린 머리는 게임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춘리였다
나역시 내 의상에 흡족해 하고있을때 민아의 재촉이 들려왔다.
- 우리 빨리 나가서 구경하자.. 빨리이~~~
- 그래 .... 나가자!!!!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마친 우린 운동장으로 나섰다.
건물을 빠져나온 나와 민아는 무엇을 가장 먼저 할까 상의한 결과 요한이와 유다의 시선을 피할겸 구석에 조그맣게 천막을 치고 있는 점성술 코너에 들어갔다.
아직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마음에 들었다.
천막안은 생각보다 그럴싸 했다.
어두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중앙에 자리잡은 한 여자애를 발견한 나와 민아는 그 아이에게 다가갔고. 그아이의 앉으라는 손짓에 앞에 놓인 의자에 않았다.
- 안녕하세요? ^^ 무엇이 궁금하세요?
- 글쎄...아무거나.
별로 기대하지 않은 투의 내 말에 그 아이는 다시한번 싱긋 웃더니
카드를 뒤척인후 입을 열었다.
- 사랑받고 계시네요... 그런데 너무 사랑받고 있는 바람에 때때로 피곤하시겠어요. ^^
그러나 그 아이의 말에 나와 민아는 귀엽다는 듯 피식 웃고만 있었다.
시실 그 정도으 점은 누구든지 볼수 있었을 것이다. 그 아이가 내게 한 말은 사이비 무당이 ' 당신 집 주위에 나무있지? 어렸을때 된통 아픈적이 있구만..
당신은 언젠가 죽을꺼야. '라고 말하는 것과 동급이었다.
아이는 그후에도 몇마디 주절거렸지만 나와 민아는
- 나중에 파란만장한 결혼 생활을 하시겠는데요. 남자는 약간 차이가 나는.. 집안은 대체적으로 부유하구요.. 행복하시겠어요..
라는 말에만 잠깐 놀랐을 뿐이었다.
민아와 나는 그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과함께 5,000원을 건네고 그 천막을 빠져 나왔다.
- 귀엽다. 꽤 정확한 점 아니야 ^^
- 아마 100명중 90명에게 같은 말을 해주겠짐나 말이지.. 하하..
어린건 좋은거야.. 근데 우리 어디갈까??
- 나 배고파 뭐 먹으러 가자 우리반 애들은 1일 레스토랑을 한다고 했는데 뭔가 먹으러 가자는 내 제안에 민아는 깜짝 놀란듯 했다
요한이와 결혼한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푸짐한 아침식사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 아침 안먹었어? 왠일이니? 오늘은 요한이표 러브러브 아침밥이 없었나봐? 요한이 혹시 너에 대한 사람이 식은거.....
민아의 말은 갈수록 가관이었다. 이대로 두면 민아는 끝도없이 내 속을 뒤집을 것이라는걸 알기 때문에 난 민아의 뒷통수를 살짝 내리치고 눈을 흘기는 것으로 말발을 멈추게 만들었다.
- 반갑고 기쁘다는 듯이 말하네?!! 한민아, 아예 고사를 지내지
그러냐? -_-++
- 야아~~ 무슨말을 그렇게 하니? 난 니둘이 걱정돼서 그랬지~~~^^;;
- 넌 걱정을 그렇게 기분 좋게 하냐? 미안하게도 요한이와 나 사이에는 아직까 아무 문제 없다.
혹시 문제 생기면 너한테 제일먼저 가르쳐 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마라
응? 친.구.야!! 그나저나 먹으러 갈꺼야 말꺼야?
- 가야지... 헤헤.... 나도 배고파.
민아는 나를 잡아끌며 대답했고 잠시후에 우리는 3학년 13반에서 운영하는 1일 레스토랑에 도착해 있었다.
- 요한이랑 유다가 선생님들 이러고 다니시는거.. 알아요?
- 하...하... 구석으로 잡아줘 ^^;;
한 아이의 물음에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을 회피했고, 아이들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어 보이더니 가장 구석에 있는 자리를 잡아 주었다.
아주 조심스럽게 하는 모습이 아마도 요한이와 유다가 우릴 발견했을때
보일 반응을 걱정하는 듯 했다.
음식맛은 썩 좋았다. 거의다 우리반 아이들의 말쑥한 외모에 모여든
여자애들이었지만 손님도 꽤나 많이 모이자 나와 민아는 기분좋게 식사를
할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기분 좋은 식사는 민아와 나만의 특권이었다. 나오 민아가 구석에서 밥을 먹고 있는걸 어떻게 보았는지 우리 주위로 남자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았고. 그들은 하나같이 찢어진 치마 사이로 드러나는 내 다리와 살짝 기울이만 해도 드러나는 민아으 가슴에 정신이 펄려서 음식은 뒷전이었다.
그렇다고 13반 아이들이 제대로 서빙을 한거나 음식을 만들 처지도 아니었다.
그 애들은 모두 나와 민아에게 쏘릴는 음탕한 눈들을 막느라고 동분서주 했고. 혹시나 요한이나 유다가 오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과 두려움에
안절부절 못하는게 휜히 보였다
난 그런 아이들이 우습고 귀엽기만 했지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빨리 식사를 마치고 일어날 생각이었지만.
민아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 재미있을꺼 같아.. 나도 할래! *.*
라고 눈을 반짝이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기 때문이다.
민아가 저렇게 들뜨면 누구도 말리수없다는걸 잘 알고 있는 나는 조용히
한숨만 내쉬었다.
민아가 가게 앞에 나서자 간이 레스토랑는 순식간에 붐비기 시작했다.
안절부절 못하면서 민아를 말리며 나한테 도움을 청하던 아이들도 정신이
없었는지 점차 기쁘게 손님들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앉아 있는게 지루했던 나 역시 자리에서 일어서며.
서빙을 돕기 시작했고. 그일은 예상외로 재미있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때 난 불쾌한 시선을 느끼고 그 시선이 오는곳으로 몸을 비틀었다.
역시나 그곳에는 네다섯명쯤 되보이는 남자들이 자리에 앉아서 아주 끈적이는 시선으로 내 드러난 등과 다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은 보니 학생은 아닌듯 했고, 동네에서 좀 논다하는 건달 같았는데
지금까지 받았던 그 어떤 시선보다도 기분을 더럽게 만드는 눈길에 내 얼굴은 살짝 구겨졌다.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놈들은 식용류를 한 솥단지 먹었을때
느끼는 것과 같은 강도의 느끼한 목소리로 나에게 수작을 걸어왔다.
- 야! 거기너... 힘들게 서빙같은거나 하지말고 우리랑 노는게 어때?
그리고 그런걸 기분좋게 받아줄 내 성격도 아니었기 때문에 난 그들을
눈애라료 내리보며 입술을 살짝 비틀어 미소지으며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그런 내 행동을 긍정의 표시로 받아들였는지 손을 뻩어 내 허리를
감으려는 남자의 발을 힐 뒷굽으로 힘껏 내리 찍어 버렸다
그 남자를 소리를 지르며 발을 움켜쥔채, 뽈짝뽈짝 뛰어댔고,
그 남자와 같이온 다른 놈들은 화가났는지 얼굴을 붉힌채. 나에게 달려들었다.
- 이. 씹....
주위의 시선이 몰렸고, 사람들이 하나둘씩 우리 주위에서 멀어지는게 보이는것과 동시에 눈앞에 한사람의 굵직한 손이 보였다.
날 때리려고 내두른듯해 보였지만 손은 아슬아슬하게 내 얼굴옆을 스쳐지나가야 했다
주위가 소란스러워 지자 달려온 우리반 아이 한명이 그 남자의 발을 차내서 넘어지게 했기 때문이다.
한명이 더 당하자 그 놈들은 정말 화가 났는지 흥분한 모습이었다.
우리반 아이들이 그 놈들을 몰아내려고 했지만 아무리 문제아라고 소문난
아이들이어도 그 다섯명의 건달에게는 역부족이었는지 오히려 밀려나 버렸고 난 머리카락이 뽑히는 고통을 느꼈다.
그중에 한명이 내 머리를 잡아챘고 묶었던 한쪽 머리가 풀려서 그 남자의
손에 휘감겨 있었다
난 민아라면 이들은 해결할수 있을거란 생각에 눈동자를 돌려 보았지만 민아는 마침 배달을 나간 모양인지 보이지 않았다.
점점 더 심해지는 고통과 내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후끈한 불쾌감에 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벗어날 수는 없었다.
주위는 이미 썰렁해져 있었고 바깥만이 소란스러울 뿐이었다.
우리반 아이들은 그래도 날 구해보겠다며 달려들었지만. 번번히 시도에
그칠뿐이었다.
- 좋은말 할때 날 놓는게 좋을꺼야...
- 쿡!! 나쁜말이 듣고 싶은데!
- 하핳!! 입은 살았구만.
- .............
그 상황에서도 난 그들에게 놓아주라고 당당히 요구했지만.
그들은 비웃으면서 자신들끼리 키득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는게 끝나자. 내 머리채를 움켜쥔 남자는 내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고
전신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그런 느낌에 난 다시한번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그 남자는 자신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한참을 몸부림 치던 나는 주위 공기가 달라진걸 느꼈고, 그 원인을 차지 위해 눈동자를 돌리다가 반가운 얼굴을 바라보았다.
제일 처음 보인 사람은 민아였다. 민아는 유다의 옷으로 보이는 커다란 박스티를 인어공주 의상위에 덮어 입고는 상황파악이 되지 않았는지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뒤에 따라온 유다의 표정을 보건데 민아는 그 의상을 입고 배달한다며
돌아다니다가 유다에게 걸린 모양이었다.
유다 역시 내가 처한 상황에 놀란듯 순간 멈칫 했다가 얼굴을 사정없이
일그러 트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어온 사람은 요한이었다.
내 눈과 마주친 요한이는 놀란 표정을 지을 겨를도 없이 살벌한 표정으로
살기를 풀~풀 날리며 내 쪽으로 달려들고 있었다.
무서운 기세로 달려든 요한이는 누가 말려 볼 틈도 없이 날 붙잡고 있는 남자를 걷어 차내 버렸다.
그 남자는 느닷없이 당한일에 기 한번 써보지 못하고 쓰러졌지만, 요한이는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죽어라고 그 남자를 걷어 차고, 주먹으로 내다 꽂았다.
그런 요한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민아와 유다는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었고,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그런 요한이의 모습에 일찍이 겁을 먹고 달아난지 오래였다.
자신의 동료가 기도 펴지 못한채, 맞고만 있는것을 본 나머지 네명의 남자는 처음에는 꽤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서 섣불리 다가서지 못했지만, 잠시후에 숫자로 봐도 자신들이 우세하다고 생각했는지, 갑자기 요한이게 때로 달려들었다.
아직까지 정신없이 날 붙잡고 불쾌감을 주었던 남자를 두드리고 있던 요한이는 이미 이성을 잃었는지 그 남자들이 다가오는걸 모르는듯 했다.
아무리 요한이라도 남자 넷을 한꺼번에 상대하기에는 벅찰것이라는 생각에 걱정이된 나는 급히 유다와 민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달려와서 요한이를 도와줄꺼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유다와 민아는 어깨만 으쓱하며, 잠자코 있기만 했고, 내가 그런 그들에게 원망의 눈초리를 보내자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가 나서고 싶어도 요한이가 싫어할 꺼에요..아마 자기 손으로 그놈들을 다 죽여버리고 싶을 테니까.
-하지만...아무리 요한이라도..
-바보야! 넌 아직도 니 남편을 그렇게 몰라? 요한이한텐 저런 시덥지 않은 놈들 트럭으로 와도 문제 없어.
-그래도...
-요한이를 좀 믿어봐요..것 보다도 요한이 저거 다 해결한 후의 선생님이나 걱정하시는게 좋을껄요...아침에 입은 옷에서 1미리라도 더 노출된 옷 입고 있다면 용서 하지 않는다고 벼르고 온 거거든요..^^결국 이런일까지 생겼으니..
유다와 민아의 말을 들은 그나마 조금 안심하게 되었다.
대신에 요한이에게 혼날 걱정이 덧붙여지기는 했지만.ㅡ_ㅡ;;
요한이는 내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잘 싸우고 있었다.
네명이 한꺼번에 달려 들었지만, 요한이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 요한이를 보며 내가 정말로 내가 안심하고 있던 나는 순간 뻣뻣이 굳고 말았다.
네명중에 한놈이 굵다란 팔뚝으로 내 목을 세게 감아당겼기 때문이다.
난 나도 모르게 '윽!!'이라는 신음 소리를 냈고, 그 소리는 싸움에 열중하던 요한이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민아와 유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 했다.
일그러진 내 표정에 요한이는 움직이지 않고, 분노라기 보다는 걱정 가득한 시선을 내가 있는 곳에 두었다.
그리고, 요한이의 눈빛이 다시 분노로 바뀌자 날 잡고 있는 팔이 미세하게 떨리는게 느껴졌다.
고등학생이라고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된통 당하자 당황한데다가 겁을 집어먹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화가나서 금방이라도 달려들것 같던 요한이는 겁먹고 떨고 있는 내 뒤의 남자에게 주먹을 내밀지 못했다.
그 남자가 어디서 꺼냈는지 날카로운 나이프를 내 목 가까이에 가져간 것이다.
정말이지 전형적인 동네 양아치의 표본을 보여주자 난 겁이 난다기 보다는 어이가 없었다.
난 어떻게 이 남자의 팔 안에서 빠져 나갈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끝내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요한이가 내 안위를 신경쓰고 있는 사이에 그 무리 중 한 남자가 의자를 들어 요한이를 내리 치려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바라 본 순간 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고, 내 몸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요한이에게 튀어나갔다.
내 목에 닿아 있던 나이프가 연한 모가지를 스쳐갔고, 곧 미지근한 뭔가가 흐르는게 느껴졌지만 그것 조차도 신경쓸수가 없었다.
내 눈에 요한이의 놀라고 분노에 찬 모습이 보임과 동시에 난 어깨에 강한 통증을 느끼고 천천히 쓰러져 갔다.
그 순간에도 요한이의 모습을 바라봤고, 다행히도 요한이는 다친곳이 없어 보였다.
요한이가 시선은 나를 쫓은채, 남자들을 사정없이 두들겨 패는 모습에 난 얼굴에 미소가 지어지는걸 느끼며 완전히 정신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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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내남편은 고등학교 1진 짱 - 24~27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