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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에...3
=유하=
Date : 2003-12-08 08:50:59 | hit : 543
어제 밤 늦게까지 술과 분위기에 취해 흘린 눈물탓에
오늘 아침은 눈 뜨기도 힘들었지여...
이제쯤이면 담담해질 때도 됐는데 왜 아직도 그대 얘기엔
대책없이 눈물만 흐르는 건지...아직 내가 이렇게도 어리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제 밤엔 너무 많이 울고 말았어여
내 옆에서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한 당신을 욕하지 않는 친구가
오히려 너무나 고마웠답니다...
아마 왜 이렇게 힘들게 한 사람을 아직도 못 잊고 있느냐고,
그 사람의 어디가 그렇게도 좋으냐고,정말 별 것 아닌 사람이니
이제 그만 잊으라고...그렇게 친구가 내 편을 들어주었다면
나는 아마 그 친구의 말이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인걸
알면서도 조금은 속이 상했을거예여...
그런데 친구는 나보다 훨씬 더 어른스럽더군여
정말 내가 마음 아파하는 말이 뭔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어여....
내가 당신과의 지난 추억을 이야기 할때마다 친구는
"기홍씨 같은 사람이라면..."하면서 내가 아직 사랑하고 있는
당신의 편을 들어주었어여....
친구는 내가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걸,그리고 그걸
감추기 위해 너무도 힘겹게 참아내고 있다는 걸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었나 봐여...
그래서 오늘은 헤어진 당신이지만 참 자랑스러워졌었어여...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친구가 정말 고마웠구여...
당신이 없는 빈 자리에 이 친구가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여...많이 눈물 흘렸지만 뿌듯한 하루였어여
당신에게도 오늘이 참 조~은 날이었길 바래여
첫 눈이라고 하기엔 좀 모자란 듯 하지만 눈발이 날렸다더군여
당신과 함께이지 못한 것이 못내 가슴이 아프네여
그렇지만 시간이란 항상 그렇듯 모든 걸 담담하게 묻어두고
살 수 있게 해줄거예여...
언젠가는 당신과의 이야기들을 아름다웠던 추억이라고
기분 좋게 떠올릴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여...
헤어진 후에...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