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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겨울의 꿈-3   사랑했다 Date : 2002-08-21 03:39:36 | hit : 851  (1) 은주와 난 효수가 있는 고등학교로 함께 가게 되었다. 태훈이도 역시 함께 였고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떨어지게 되었다. 은주와 효수가 1반 내가 5반 태훈이가 6반이었다. "내 사랑스런 마누라들..내를 못잊고 그단새 내따라 이학교를 왔누..." 태훈이가 벽에 기대어 말했다.그런 태훈이를 보며 효수도 은주도 웃고있었다.나는 효수의 얼굴을 쳐다보았다.두달전 일을 잊어버렸는지 그뒤로 아무말도 없었고 나또한 그뒤로 효수만 보면 도망치곤 했었다. "우리 오늘 노래방 갈래?" 갑자기 태훈이가 몸을 바로 세우며 말했다. 은주도 찬성한다는 표정이었고 효수도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그게..나는 안갈란다..너네 끼리.." "갈려면 다 같이 가야지..왜 꼭 분위기 파악을 못하니..?" 나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아 말한건데 효수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그래..같이가자..나도 가고싶어..혜경아.." 은주가 내팔에 매달리며 눈을 찡긋 거렸다. 더이상 말해봤자 싶어 난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그리고 우린 하교후 노래방을 가게 되었다. 태훈이는 목소리가 원래 좋아서 노래를 잘불렀다. 효수는 의외로 노래를 잘하지 못했고 은주는 대단한 실력이었다. 역시 다음곡도 은주가 잔잔한 발라드곡을 불렀다. '가스나..지가 노래를 잘하니까 오자 그랬구만..' 나는 노래를 한곡도 부르지 않고 책만 뒤젹거렸다. 그때 효수가 나를 일으켰다. "야..궁상떨지말고 춤이나 추자.." "왜이라노..이거 놔라~" 효수는 자기 몸에 나를 기대며 귀에대고 속삭였다. "오늘 같이 있고 싶다.." 나는 순간 목이 탔다.그리고 은주를 쳐다보았다. 은주는 내가 친구여서인지 안좋은 내색은 하지 못하고 계속 노래를 불렀다. 그 와중에 효수의 말은 계속되었다. "나..그뒤로..밤마다 니생각만 나...오늘 나랑 같이 있자.. 혜경아...." 나는 대답도 하지 못하고 효수를 밀어내 노래방을 나왔다. 기분이 더러워지기 시작했다. 내몸을 요구하는건지 나를 요구하는건지 헷갈렸다. 그뒤로 몇개월간 나는 효수를 보지 않으려 했다. 일부러 피하고 다녔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은주와 태훈이와도 멀어져 갔다.노래방 이후 은주는 나에게 말수를 줄이기 시작했고 집에와도 은주와 아무말 없이 자기 일쑤였다. 태훈이 역시 나에게 이유를 묻지 않아 나는 그렇게 세사람과 2년가량 낯선사람처럼 지냈다. (2) "겨울갔나 싶어 좋아했는데 금새 여름오고 벌써 가을이다.." 같은 반 친구인 '인영'이가 잔디에 누우며 말했다. 나도 덩달아 누워서 잠자리 두마리를 바라보았다. "맞네..벌써 그렇게 됐나..인제 이학년도 다 갔구나.." "잠온다..수업 땡땡이 치고 싶다..후아..." "우리 땡땡이 칠까? " 인영이는 말도 안된다는 웃음을 지은후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수업종치겠다..가자.." "그래..후~" 나도 자리를 털고 인영이와 함께 교실로 걸어가고 있었다. 반대쪽에서 은주와 효수가 걸어오고 그뒤로 태훈이가 걸어오고 있었다. 이제 익숙해진듯 우리는 인사없이 그냥 지나쳤고 은주도 일주일 뒤에 방을 뺀다고 했다. 학교에서 효수와 은주의 인기는 역시 끊이질 않았고 태훈이 역시 제법 성숙해져 여자아이들의 환심을 많이 사고 있었다. 나 역시 머리도 제법 길고 숙녀티가 많이 나서 남자아이들이 번번히 괴롭히고 했었다.그때마다 인영이가 도와주었고 난 그 후 인영이와 급속도로 가까워져 갔다. "얘기 들었나..효수랑 은주랑 결국에는 사귄다매?" 인영이가 조심스레 물었다. "소문에는 그렇다고 하더라..직접 안물어봐서 모르겠다." 가슴이 찢어질듯 아팠다.2년이란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내 심장은 효수만 보면 미칠듯이 뛰었다. 그렇게 2학년의 핫이슈는 은주와 효수의 커플이었고 종종 태훈이가 우리반앞에서 나를 바라보다 가는것을 제외하고는 무사히 지나가 3학년은 맞이했다. (3) "어~어..니랑 효수랑 같은반이네.." 인영이가 3학년 배정표를 보고 말했다. 나 역시 눈으로 확인은 했으나 믿기지 않았다. 은주는 인영이와 태훈이랑 한반이 되었다. 뒤에서 사람들이 밀쳐서 나는 배정표판에 머리를 박았고 나는 화를 낼듯 뒤를 돌아보았다. "미안하다..어떡하니..니머리가 거길 가서 박은건데..." 효수였다 그뒤로 가끔 슬슬 말을 비꼬곤 했다. "신경꺼라.." 나는 몸을 제대로 한뒤 사람들 틈을 빠져나왔다. 효수도 내 뒤를 따라 빠져나왔으나 여자아이들이 달라붙어 내 뒤를 쫒지는 못했다. 나는 교실에 가서 앉았고 20분이 지나서야 효수가 들어왔다. "오랜만이다..혜경아..너 아주 독하더라.. 은주랑 말도 안하고.." 나는 신경끈셈치고 엎드려 누웠다. 그런데 목뒤에서 사람의 입김이 느껴졌다. 또 심장이 미친듯이 뛰었다..속이 간질간질 거렸다. 움직이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누고...비키라..." "왜그라노..혜경아..내다 인영이..." 그제서야 난 고개를 뒤로 돌렸고 잠시나마 착각했던 내가 부끄러워 졌다. "반은 떨어졌지만..우리 계속 잘 지내자..혜경아.. 그리고 은주랑 내 짝지 됐다..다시 너거 화해해라~" 인영이는 어깨를 몇번 툭툭 친뒤 자기반으로 가버렸고 창문에서 은주가 효수를 보며 웃고있었다. 그런 은주를 보며 효수도 웃고 있었고 두사람은 이제 내가 알수 없는 행동들로 마구마구 웃어댔다. 난 다시 고개를 엎드렸다. 얼마후 선생님이 들어오시고 모두 정돈되어 은주역시 후다닥 가버렸다. 그렇게 첫시간은 흘러가고 하루도 흘러갔다. 하교길에 인영이가 보이지 않자 난 힘이 빠진듯 걸어가고 있었다. "야!!!혜경이~너 혼자가냐?크크 같은반 친군데 같이 가줄까?" 역시나 효주였다. "됐다..은주랑 태훈이랑 같이 가라~" "은주랑 태훈이랑 오늘 선생님이랑 일해야 하거든.. 너 오늘 우리집 갈래?" 갑자기 노래방때가 생각이 나고 효수의 그런말투가 싫었던 나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야..너 너무 한다 ..정말..우리가 이정도로 너 생각할 시간 줬으면 된거아니니? 너 어린애니?" 효수가 화난투로 말했다. 난 아랑곳 하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효수도 더이상 아무말 않은채 내 뒤만 따라왔다. 집이 가까워지자 효수가 빠른걸음으로 쫒아왔고 내 어깨를 잡았다. "심하다..정말..너란애..." 효수는 그리고는 뒤를 돌아 가버렸다. 나는 효수가 가고나서야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는 몰라도 정말 많이 울었던거 같다. 앞으로 닥칠일을 절대 예감하지 못한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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