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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겨울의 꿈-2   사랑했다. Date : 2002-08-18 03:49:49 | hit : 862  (1) 우리는 효수 학교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시간이 지나서야 효수와 그의 패거리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웃고있었다. "효수야~여기야~" 은주는 먼저 효수가 알아봐주길 바랬는지 손을 번쩍 들었다. "이게 누꼬~혜경이아이가..가수나 니는 맨날 봐도 이래 이뿌노..." 효수의 친구이자 우리의 친구이기도 한 '정태훈' "태훈아~내는 안보이나~" 은주는 시샘하기라도 하듯 태훈이에게 농담을 건냈다. "니는 이미 누가 찍었다 아이가..크크..내는 내 친구들이 찍은거는 싫타~" 은주는 깔깔깔 웃으며 그게 효수라는듯 효수를 바라 보았다. "가자~자전거 타러 간다며?" 효수가 은주의 시선을 뒤로한채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태훈이가 말했다. "야 이자슥아~같이가자..은주야 혜경아 퍼득 따라온나~내 마누라들..크크크크" 은주는 금새 태훈이를 따라가 목을 조르고 그런 은주를 바라보는 효수는 지긋이 웃고있었다. 옆에 함께 있던 다른 친구들 경호와 정식이 그리고 민호는 나와 함께 웃으며 뒤를 따랐다. (2) 사직운동장에 도착한 우리들은 둘리에서 (자전거 빌리는곳)모두들 한대씩 자전거를 골랐고 돈은 모두 태훈이가 냈다.태훈이 부모님들은 부자라고 했다.그래서 외동아들인 태훈이는 이쁨받고 귀여움 받으며 정말 올바르게 잘커주었다. 단지 학교와 밖의 이중생활만 빼면 완벽한 모범생이었다. 하지만 부모님께 잘보이려 애쓰는 태훈이가 스트레스를 풀곳은 효수와 친구들이 있는 학교였기 때문에 태훈이는 학교가 끝나면 효수와 함께 우리도 알수 없는곳을 가곤 했다. "너희들 치마입고 어떻게 탈려고?" 효수가 물었다.금새 은주가 웃으며 쇼핑백에 있던 체육복 바지를 잡아 올렸다. 나와 은주가 화장실에서 체육복을 갈아 입는동안 아이들은 남자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고 나오는듯 했다. 우리는 모두 자전거를 타고 사직운동장을 돌았다. 몇바퀴를 도는동안 효수가 내 옆에서 달리는게 보였다. "잘타네.." 효수는 더 빠른 속도로 한마디를 내뱉고는 웃으며 달려가고 있었다. 나도 그런 효수를 따라잡느라 속도를 더더욱 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경호도 지나가고 태훈이와 은주 그리고 정식이까지 모두 지나가고 있었다. 근데 민호만이 몇바퀴를 돌동안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다. 우리는 두시간쯤 타고 효수가 앉아있는 곳에서 모두들 자전거에서 내렸다. "오랜만에 달리니까 재밌네..크크..오토바이랑은 또 다른 기분이다.." 효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민호는 어디갔노?" 나는 아까부터 신경쓰였던 민호를 물었다. "아..민호 아까 저기서 여자애들한테 말시키드만 걔네들하고 놀고 있겠네 모.." 나는 어이없는 민호얘기를 접고 은주옆에 걸터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노을이 너무나도 이쁘게 지고있던 터라 모두들 나를 따라 하늘을 보았다. 잠시동안 정적이 흘렀고 모두들 편안해 보였다. 그때 은주가 효수에게 말했다. "효수야..내 니 좋아한다..." 모두들 하늘에서 눈을 떼고 놀란듯 보이다가 분위기를 파악한 태훈이가 갑자기 웃기시작했다 "이놈이 효수니를 좋아했나보다..하하..근데 임마~고백은 그렇게 하는게 아이다..가스나가 분위기를 몰라요..분위기를..." 나 역시 너무나 놀랬기 때문에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은주는 내가 효수를 좋아하는걸 알고있다.그리고 두사람이 정정당당하게 효수에게 다가가기로 했다.그렇지만 이렇게 빠른줄은 몰랐다.나는 효수를 먼저 쳐다보았다. 그리고 경호 정식이는 기대에 찬 눈으로 효수를 바라보았다. "야..다들 내려가자.." 하지만 모두들의 기대를 져버리고 효수는 간단한 말로 이분위기를 끊으려 했다. 은주는 얼굴이 붉어져서인지 노을탓인지 너무나 빨간 얼굴로 효수를 한번 쳐다보다가 뒤를돌아 뛰어가버렸다. 나는 은주를 따라 뛰어가려 했으나 태훈이가 내 손을 잡았고 나는 은주 자전거를 태훈이와 함께 잡고 내려갔다. 자전거를 모두 둘리에 가져다 주고 태훈이는 효수에게 무어라 말하더니 정식이와 경호랑 함께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 그때 우리를 찾던 민호가 함께 있던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오는게 보였다. "혜경아~미안한데 효수랑 둘이 가라~우리는 민호덕에 오랜만에 몸좀 풀로 갈꾸마~" 태훈이가 큰소리로 나에게 말하고 효수는 내 어깨를 잡고 신경쓰지 말라는듯 걸어갔다. "저기 효수야~ 니도 같이 놀지 ..와...내는 혼자가도 개얀타.." 효수는 내 얼굴을 잠시 보더니 말했다. "은주한테 가볼려고..너랑 같이 살잖아..." 나는 순간 노을이 아닌 붉어진 얼굴로 효수를 쳐다보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노을이 참 붉은게 천만 다행이라 생각했다. (3) 효수와 함께 집에 도착한 나는 방문을 열었다. 하지만 은주는 없었다. 나는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쩔쩔매는듯 서있었다. "들어가도 되지?..너희들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하네.." 효수는 방으로 들어가 어질러있는 방을보며 어색함을 깨주었다. "너희들 정말 게으르다..무슨 여자애들이 이렇게 하고 사냐?" "저기 ..그게..잠시만..." 나는 급한대로 속옷이랑 만화책들을 챙겨 장롱안에 쑤셔 넣었다. "됐어..혜경아..그나저나 물한잔만 주라.." 나는 허겁지겁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효수에게 주었고 효수는 굳은 표정으로 물잔을 내려놓았다. "저기 혜경아..너도 나 좋아하니?" 너무나 뜻밖의 말에 나는 아니라는듯 효수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효수는 이내 웃어버리며 말했다. "혜경아 ..나..은주 말이다..상처줘야 할거 같아.. 난 혜경이 니가 좋아..." 나는 효수랑 둘만 있는거로도 아무 정신이 없어서 효수이야기는 여태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마지막 말은 너무도 뚜렷히 들렸다. 나는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깨려 움직였다. 춥지는 않았지만 정기장판을 키고 물컵도 이래저래 옮겼다. 그때 효수가 내 옆으로 왔고 내 손을 붙잡아 자신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그리고 효수의 손으로 내 얼굴을 더듬고 곧 효수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심장이 터지고 침이 마르고 은주가 들어올까 조바심 내며 나는 몸을 조금씩 저항했다. 그럴수록 효수는 나를 더 끌어안고 점점 혀가 내 입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저항보다 이제 효수에게 몸을 맡긴채 효수가 나를 눕히는대로 누웠다. 그때였다. '철컹' 밖의 대문소리가 너무도 요란해서 나는 효수를 밀어내고 머리를 정돈하고 옷을 정돈했다. 아니나 다를까 은주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효수야..나때문에 온거니?" 은주는 효수를 보더니 활짝 웃으며 효수옆으로 앉았다. "나 괜찮아..효수야 기다릴게..그냥 지금은 널 보는걸로만 만족할게.. 부담같은거 같지마..알았지?" 은주는 너무나 상냥한 얼굴로 효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은주를 상처주기엔 효수도 아직이었는지 그냥 빙그레 웃기만 했다. "근데 너네들 둘이 있었어?뭔일 없었니?" 은주는 갑자기 시선을 나에게로 돌려 말했다. 그때 효수가 날 위해서인지 일어나며 말했다. "은주 너 봤으니까 갈게.혜경아 물 잘마셨다.내일들 보자.." 은주는 아쉬운 표정으로 효수랑 함께 대문밖으로 나갔고 나는 그제서야 숨을 쉴수 있었다. 여태 어떻게 앉아있었는지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효수가 무얼 했는지 잠시동안 아무 생각없이 누워있어야 했다. 은주는 금새 들어왔고 누워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가스나가 내 따라올줄 알았다.근데 의리없게 안오나.."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내 어디갔다 왔는지 궁금하지도 않나..내 바닷가에 있었다. 효수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니한테 말도 안하고 고백한게 걸려서..미안하다..혜경아.." 나는 그제서야 은주를 쳐다보며 말했다. "됐다..마..니가 언제 그런거 가리고 말했나.." "맞제..맞제..내가 그래서 니를 좋아한다 아이가..뒤끝없고..우하하하.. 니 근데..효수랑 둘이 있을때 뭐했는데? 효수랑 둘이 있으니까 기분이 어떻대?" 은주는 옆에 함께 누워 나를 안고는 효수와 있던 그 시간에 기분을 내게 물어댔다. "니 윽수로 좋았제? 그라면 우리 비긴거대이..니도 내때매 효수랑 둘이도 있어봤다아이가" 나는 그런 은주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고맙다 고마워..내 피곤하니까 오늘은 빨리 자자" 은주도 역시 피곤했는지 내말에 토달지 않고 욕실로 향했다. 나도 옷을 갈아입고 앉아 아까의 일들을 생각했다. 심장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가까이 있던 효수의 눈망울과 효수가 잡았던 손을 나는 다시 만 지작 거리며 효수를 안았던 온기을 떠올렸다. 그러나 곧 욕실에서 울고 있는 은주의 흐느낌이 내느낌을 모두 지워버렸다. 그렇게 16살의 겨울이 지나 17살의 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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