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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에....14
=유하=
Date : 2004-02-06 14:36:19 | hit : 590
4박 5일이나 되는 긴 시간을 당신과 함께 했죠...
조금 어색했었지만 이내 우린 자연스럽게 지난 시간들처럼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됐죠...당신도 나도 그리고 내 친구까지도...
술도 마시고 여행도 다니면서 당신은 내내 그 사람의 전화를
받지 않았죠...나 몰래 그 사람에게 연락한 흔적도 없었어여...
그리고 당신은 언제나처럼 다정히 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죠...
많이 피곤하고 아팠을텐데도 당신은 조금도 힘든 내색 하지 않고
날 위해 줬어여...언제나처럼 나를 번쩍 안아들곤 돼지라고
놀리기도 하고 날 업고 다니기도 하고 어쩌다 운전 중에
급브레이크라도 밟을때면 안전벨트도 메고 있는데도 내가 혹시
다칠까봐 날 잡아주곤 했죠....
강원도 여행 마니 즐거웠어여...잠시 당신이 내 사람이 아니란
걸 잊고있게 했죠....날 많이 위해주던 예전의 당신 모습
하나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였어여 단지 내 친구라는 이유로
미진이에게 잘해주는 모습도 정말 그대로예여...
많이 아팠죠?그러면서도 내 생각 많이 해준거 아는데 난 또
속좁게 당신에게 화를 내고 말았네여...
당신의 그런 질문쯤 아무렇지도 않아야 하는데...
절대로 당신이란 사람 욕심내지 않기로 했는데...내가 또 왜
이러고 있는거죠??
그냥 정말 나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사는 모습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는데,다른거 아무 것도 바라지 않았는데 담담한 내 모습
보여주겠단 결심은 당신을 만난 첫 날 이미 무너졌죠
그 날 그냥 가벼운 술자리를 끝으로 당신과 헤어졌어야 하는게
정답이었는데 이젠 그냥 나 잘사는거 보여주고 말기엔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버린거죠...
친구랑 둘이 앉아 고민을 했어여...
4박 5일을 지내고 마지막 날 이제 당신을 보내고 나면 내가
당신에게 연락을 하는게 맞는건지,안하는게 맞는건지...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 당신은 날 데려다주고 얼마 지나지않아
먼저 전화를 걸어왔죠...
그리고 지금까지 우린 서로 깊은 얘긴 피한 채 우리 사이를
정의 내리지도 못하고 애매한 관계를 계속하고 있죠
그러는 중에도 당신은 내 걱정을 하고 있고,난 당신의 그런
모습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그런 당신의 감정을 재고...
당신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줄때마다 난 그게
훨씬 더 무섭죠...흔들리는 모습 보이지 않아도 내가 먼저
당신에게 이만큼 흔들리고 있는데 당신이 조금이라도 내게
다가오는 모습을 보이면 난 정신없이 무너져야 하잖아여...
좀 전에 당신의 전활 또 받았죠...
나를 걱정하고 있는 당신의 목소리가 참 따뜻하네여...
또 울 뻔 했어여...그러면 안되는데 자꾸만 당신이란 사람이 또
욕심 나잖아여...당신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여...
당신은 절대로 한꺼번에 두 가지는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또 어떤 사람에게도 모질게 상처주는 일도 할 줄 모르잖아여
차라리 당신이 내게 조금만이라도 냉정하면 좋았을텐데...
그럼 나도 아예 당신이란 사람 기대 안하고 포기해버릴텐데...
당신은 항상 이렇게 내게 약간의 여운을 남겨 나를 애타게하고
내가 절대로 당신을 놓아버릴 수 없게 만드는거죠...
당신은 아마 지금 당신의 옆자릴 애타게 지키고 싶어하는
그 애에게 모진 말 하진 못할거예여...내게 돌아오는 길이라도
아주 천천히 그 애를 울리지 않으면서 오고 있는거겠죠
그래서 아마 그 애는 나처럼 죽어도 당신의 그림자를 놔주지
못하고 힘든 짝사랑을 이어 갈지도 모르죠...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하던 겸허히 받아 들이려고 해여...
내게 돌아오던,그렇지 않던 그건 전적으로 당신이 결론 지을
문제인거죠...
이미 아직 당신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은 들켜버린 뒤니까여...
헤어진 후에....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