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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을수로고 더욱 튼튼해지는 풀.....
그리핀
Date : 2003-05-05 13:34:18 | hit : 604
† 질 경 이 † . . . .
역사의 질곡에서 수없이 밟혔지만 꿋꿋이 다시 일어서는 우리 민족의 근성과 닮아 있는 풀 질경이, 질경이는 예로부터 농사의 지표식물로 이용되었따.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가도 질경이를 발견하면 인가가 멀지 않음을 알 수 있었고, 길섶에 질경이가 말라죽으면 그 해는 큰 가뭄이 든다고 점쳤다.
변변한 장난감이 없던 시절, 질경이 잎 서너 장을 한 데 묶고 줄기 쪽 가닥을 뽑아 수술처럼 늘어뜨리면 제기로도 그만이었다. 산과 들 어디에서건 어렵지 않게 만나는 질경이는 길에서 잘 자란다고 '길짱구' 라 부르는가 하면 잎사귀 모양이 개규리 배와 비슷해 '배부쟁이', '배짜개' 라고도 했다.
옛날 중국 한나라에 마무라는 장군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아 땅이 가물었다. 병사와 말들은 하나둘씩 죽어갔고 그나마 살아남은 병사들도 물한 모금 마시지 못해 모두 피오줌을 쌀 정도였다. 그런데 마무 장군의 말 세필만은 맑은 오줌을 누는게 아닌가. 마부가 이상히 여기고 살펴보니 말들이 수레 주위에 돼지 귀처럼 생긴 들풀을 뜯어 먹는 것이었다. 이를 캐내어 병사와 다른 말들에게도 먹이니 피오줌이 그쳤다. 마차 앞에서 발견된 풀이라 하여 붙인 '차전초(車前草)' 는 마무 장군과 말을 위기에서 구한 기적의 풀이라 해서 '마의초', '마제초' 라고도 한다. 한편 질경이 잎을 너무 많이 무쳐 먹었떠니 오줌을 못가렸다는 이야기도 전하는데 이는 질경이에 이뇨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질경이의 질긴 성질 때문일까, 중국에서는 군자가 물욕등 어두운 욕심에 흔들릴때 질경이 씨앗을 빻아 죽을 쑤어 먹으면 마음의 흔들림이 바로 잡아진다고 믿었다. 11세기 서양의 한 의약서에는 질경이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네 위를 수레가 짓이기고 굴러도
너를 밟고 여왕님이 걸어도
네 위에 소들이 입김을 뿜어 대도
그것을 너는 모두 참아냈다.
그리고 그 힘으로 나라안에 번지는 모든 독과 병과
싸워 이겨 내도다.
질경이 잎은 뿌리에서 뭉쳐 나고 비스듬히 누워 서로 얼싸안는다. 잎줄기가길며 세로로 평평하게 예닐곱 개의 잎맥이 마치 주름살처럼 파였다. 꽃은 여름에 잎 사이에서 긴 꽃줄기가 나와 그 끝에 이삭을 닮은 흰 꽃을 피운다.
질경이는 사람이 밟아 줘야 하는 속성이 있다. 물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데서 자라는 질경이풀은 키도 크고 잎사귀도 훨씬 웃자란다. 하지만 길 한가운데서 밟히면서 자란 질경이가 더 정겹지 않은가..
<<질경이......
아무리 밟혀도 끝까지 참아 견뎌 모든 독과 병과 싸워 이겼다...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힘든일이 참 많죠...... 질경이는 그 힘든 삶에도 참고 이겨냈어요... 모두 힘내세요..>>
밟을수로고 더욱 튼튼해지는 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