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흔들리게 하는 강물
이별의 강 기슭에는
나의 살갗이 빙설로 얼어 있고
이별의 손 하나가 갈대보다 더 갈대 같은
그리움을 흔든다
서걱이는 계절이 누린 머리채를 풀어 헤치고
그대의 가쁜 숨결과 식어지지 않는
사랑이 결빙된 내 가슴을 녹인다
이별을 장식하는 순정의 흰 손
사랑의 완성이 이별이라,
가뭇한 기억을 더듬어 내 무딘 저잣거리에 앉아
바람의 피리를 불어도,그대가 춤추지 않고
내 가슴을 쳐도 애통하는 사람이 없는
햇살 눈부신 갈대밭에 서면 성숙되는 나
여태껏 소흘히 여겨온 그것들을 깨우치게 되고
한 번의 미소가 천만금보다 더 소중했고
한 마디의 실수가 값진 것임을 알아질 듯,
영원한 사랑보다 정겨운 위로의 말이
더 목말랐던 시절도 생각나리라
비틀거리는 마음이 이별의 손을 그리워하고
사랑은 바로 그런 것이며
하찮은 내 어리석음, 그윽한 나눔이
이제야 알 수 있어
저 머나먼 꿈으로 가는 길이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일상이,어처구니없는 잔설로 남고
그 처럼 사랑하는 이에게 어떤 선물보다
저 강가의 발치 아래서 저 혼자 손을 흔들며
웃고 있는 한 송이의 꽃을 건네 받는 행복,
무욕의 욕심을 이해하리라
스치우는 인연들,그 희미한 기억들이
하이얀 빛깔로 다가 온다
내 기억속의 갈대꽃
떠나는 모든 것들의 순정어린 사랑을 위하여
흰 손을 흔들며 그대 곁으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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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곁으로 가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