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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이야기 해 줄게~   갈빛 Date : 2002-10-20 12:16:45 | hit : 861  <낙엽 이야기> 나무 타고 올라가는 길을 보았니? 해님달님 오누이처럼 쫓기듯 무작정 오르지 않아. 물론 참기름을 바를 필요도 없지. 도끼 찍고 올라간 떡 하나 호랑이가 어찌 되었나 모를 이는 세상에 없을걸. 나무에게는 나무의 길이 있단다. 햇빛마저 고요해 아주 쓸쓸할 때 작은 소리로 물어 보렴 가슴을 살짝 기댄다면 울려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땅 흙 깊이 꼼지락대는 여린 발가락부터 그리운 님 그윽한 눈빛처럼 길을 찾아 스며드는 거래. 두터운 몸통의 거친 껍질 속 간지럼 태우며 올라가다가 흔들림 없이 줄기를 지나고 샛눈 뜨지 않고 가지로 뻗어 한 길도 놓침 없이 잎에 내리지. 그물처럼 펼친 색깔 오색가을은 뾰족한 침 끝으로 하늘 찌르고 튼튼한 동아줄을 기원한단다. 발 밑 멀리 우물이 보여. 네 그림자가 비치고 있지? 호랑이 피 얼룩 아직도 남은 수수밭이 저 아래 깔려 있잖니. 혹시 밧줄이 내리지 않으면 깃을 펴고 푸드득 솟구쳐 보렴. 미련을 자르고 기다림을 접고서 날려다 우수수 지는 나뭇잎, 걔네들이 바로 낙엽이란다. 그건 어쩜 너와 내 모습일 거야.. 2002.10.18. 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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