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거품처럼 부드럽고 향기롭던 그녀, 어느 순간 갑자기 내게 잔인해져버렸다. 예전의 그녀와 동일인물 맞아?   사랑은 때로 잔혹하다. 변화무쌍한 감정 상태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린다. 남자든 여자든, 연인이 된 누구에게나 그런 잠재력은 있다. 너무 사랑해서, 싫증 나서, 혼란해서, 늘 그래왔으니까…. 기타 다양한 이유로 상대는 언제든 변신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다만, 달콤한 사랑에 빠져 그 점을 잠깐 잊을 뿐. 여기, 이 남자 역시 비탄에 빠졌다. 사랑하는 그녀가 갑자기 이렇게 차가와질 수가! 확실한 이유도 없이 냉정해져버린 그녀는 정말 난해하고 또 두렵다. 이를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럴 때 당신은 다음 몇 가지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다. 뭐 별 도움은 안 되겠지만. 당신의 그녀 1 그녀는 낭만적인 '야생 고양이'? 말 그대로다. 그녀는 아직 열정적인 20대의 에너지를 머금은 야생 고양이. 출렁이며 격정적인 상태에서만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안정적인 당신은 꿈도 꾸지 않는다. 일단 적응해 본다. 당신의 그녀 2 그들이 버릇 더 나쁘게 만들었다? 그녀의 비수 같은 잔인함, 변덕 마저 사랑하는 당신. 어쩜 그녀의 돌이킬 수 없는 이 '버르장머리'는 다름 아닌 당신이 키워준 것일 수도 있다. 아서라서라, 끌려가지만 말고 조금씩 그녀에게 태클을 걸어라. 당신의 그녀 3 당신은 그냥 '심심풀이 땅콩'? 오호 통재라, 당신은 그녀의 심심풀이 땅콩쯤으로 전락한 것 같다. 우선순위 랭킹에서 밀려났다는 말씀! 그녀는 단지 식은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어쩜 그녀는 심지어 잔인하지도 않은데 당신이 홀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피해의식은 이쯤에서 정리하고 깔끔히 놓아주는 게? 미련 가져도 결과는 같다. 당신의 그녀 4 그녀는 지금 '폭풍 기류'? 그녀의 현재 기상 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격렬한 폭풍 한가운데서 혼란해 하고 있는 중이니까. 둘 사이의 관계를 꼼꼼 점검하거나 회의하는 '대대적인 보수확장 공사'에 들어간 것일 수도 있다. 다그치지 말고 일단 놓아두자. 그런 다음 서서히 달래본다. 당신의 그녀 5 그녀는 변태? 그녀는 그냥 변태에 불과한지도? 에너지를 쓸 데가 없어서 허튼 데 낭비하며 즐기는지도 모른다. 으음, 할 말 다 했다. 그녀의 이기적인 태도를 누그러뜨릴 카리스마가 당신에게 있는지, 그것부터 잽싸게 체크해본다. 그런 후 다음 단계를 구상하라. 자, 꼼꼼 훑어본 그녀의 여러 가능성들. 아마 당신도 비슷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감성적인 여자에게서 더 자주 볼 수 있긴 하지만 요즘은 남자들에게서도 비슷한 변덕 증세를 목격할 수 있다. 사랑에 빠지면 아다시피 심장 박동도 빨라지고, 여러 상황판단력이 격해지기 쉽다. 자그마한 일에도 세상 떠나갈 듯 까르르 웃고, 별 일 아닌 것에도 금세 토라져 서운해 한다. 한마디로 천진한 척 어린애 상태로 돌아가 마음을 열게 되는 것. 사정이 이러니, 연인들의 '일반적인' 상황이 이처럼 뒤죽박죽인 게 더 정상이지 않을까? (<- 나름의 알맹이는 들어가 있는 발언. ^..^;) 일단 당신은 그 변덕스러운 파도에 온몸을 맡기자. 마음 편히, 조급함을 버리고 기꺼이 그 리듬감을 즐겨보자. 뭐 꼭 안정감이 사랑의 척도란 법 있나. 휘청이는 상대의 움직임에 일일히 반응하면 둘 다 지쳐버린다. 여유 있게 음미하며 그 원인을 좀더 깊이 관찰해본다. 이때 그녀의 과거 연애 패턴, 기질,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일 등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그 데이터는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대로 조금씩 참고로 하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노골적으로 캐묻고 다니기보단 당신의 고민을 슬쩍, 흘리는 걸로 원하는 걸 얻자. 곤란해 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시시콜콜한 데이터들을 떨궈주게 될 것. 무대 위에서 여러 배역을 연기하듯, 그녀의 갑작스런 '연기 변신'에도 일단 박수를 보내자. 어리둥절한 그녀,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의 뿌리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곧 맨얼굴로 돌아올 것이다. 사랑의 변화무쌍한 즐거움! 처음부터 애써 이를 발로 차버릴 필요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