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동성친구보다 일주일짜리 이성이 더 중요한 그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진정 이해할 수 없다고? 천하에 배신자가 따로 없다고? 천만에 말씀! 정우성 같은 남자가 달콤한 목소리로 ‘뜨거운’ 구애를 한다고 가정해 보아라. 매일 보는 지겨운 얼굴? 흥! 로맨틱한 '정우성’ 을 만나러 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1 술집에서 친구와 친구의 남자친구 그리고 저, 이렇게 세 명이서 술집에 갔어요. 평소 친구와는 자주 만나지 않아도 통하는 구석이 있는 특별한 관계였죠. 헌데 술집에 들어가자마자 친구가 남자친구와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는 거에요. 순간 '잘 못 왔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죠. 헌데 술기운이 돌자 친구와 친구 남자친구가 저를 앞에 두고 키스를 하는 겁니다. 나 참, 오랜만에 만난 친구 앞에서 키스를 하지 않나, 어색하고 민망해서 혼자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쓸데없이 거울만 보고 시간을 때웠죠. 진정 남자가 생기면 저렇게 변합니까? 윤희경(27 , 자영업) #2 의리에 죽을 것 같던 친구, 남자에 죽다! 화통한 수진이와 여성스러운 임경이는 저와 고등학교 때부터 단짝이었어요. 대학교 3학년 때쯤 수진이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그리고 임경이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게 됐죠. 우리는 임경이를 위해 이별파티를 열었죠. 헌데 수진이가 약속을 어긴겁니다. 남자친구와 싸웠는지 남자친구를 만나야 한다며 말이죠. 그때의 배신감이란… 의리에 죽고 의리에 살 것 같았던 친구가 남자 때문에 변하는 것을 보며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 후 수진이는 남자친구와 헤어졌고, 임경이는 유학을 끝내고 귀국했죠. 몇 년 전 일이지만 남자친구가 생기는 않는 수진이에게 우리는 매일같이 놀리고 있답니다. "업보야, 다 업보야…". 하은정(27 , 전문직) #3 자취방에서 지방에서 올라온 저는 대학교 때 친구와 자취생활을 했어요. 당시 친구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애도 지방 출신이라 자취를 하고 있었죠. 근데 문제는 친구가 남자친구의 일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겁니다. 새벽이고 뭐고 전화를 해대고 심지어 좁은 방에 데리고 와 제 옆에서 함께 자기도 했어요. 어디 그 뿐입니까, 엄마가 정성스럽게 보내 주신 김치며 갈비, 보약, 꿀 등을 남자친구에게 주질 않나, 남자친구의 빨래를 들고 와 제 세탁기로 빨래를 해 주질 않나, 정말 어이가 없었죠. 먹는 것 가지고 화를 내자니 내가 추해지는 것 같아 참아 온지 어언 6개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친구와 대판 싸웠죠. 더 황당한 일은 그날 밤 친구의 남자친구한테서 전화가 온 겁니다. 골자는 '왜 착한 자기 애인을 울리느냐' 입니다. 진짜 이렇게 살면 안됩니다! 임연오(26 , 카피라이터) #1 믿습니다! 친구를 믿기 때문이죠. 제가 실수를 해도, 나쁜 짓을 해도 친구를 날 버리지 않고 믿어 준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다른 건 없어요. 남자는 정성을 쏟지 않으면 떠날 것 같고, 어쩌면 헤어질 것을 알기에 함께 있는 순간 만큼이라도 뜨겁게 사랑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죠. 정이 많고 여린 게 이유라면 이유죠. 윤임경(24 , 무역업) #2 친구 남자들도 마찬가지에요. 친구보다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이 더 중요하죠. 중요하다기보다 친구가 이해해 줄 것이라는 전제하에 그러는 것이죠, 여자 문제니깐요. 그러다가 헤어지면 친구한테 고민을 토로하고 위로 받고 그런 것이죠. 여자들과는 또 틀린 구석이 있어요. 여자 만나느라 친구한테 소홀해도 다 이해하고 배신 어쩌고 운운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에게는 '친구'라는 단어도 쓰지 않을 뿐더러, 눈빛만 봐도 녀석의 마음을 알 수 있거든요. 그저 잘되면 좋아해주고 안되면 위로해주고 그렇죠. 최용재(29 , 유학생) #3 인간의 본능 친구와 애인은 별개죠. 누구든지 그럴 겁니다. 친구와 애인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되죠. 그리고 매일 보는 친구보다 시작하는 연인과 함께 있고싶고, 멋진 이성과 함께 있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쩝쩝. 인간의 본능을 욕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