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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우정, 결혼의 구분은 사람마다 다르다
s순수 소녀s
Date : 2003-01-19 20:55:34 | hit : 709
20세 전후의 미혼남녀들에게서 오는 편지 중에 한 가지 공통테마가 눈에 띈다. 그것은 우정과 사랑의 구별, 친구관계와 결혼의 구별로 표현될 수 있는 고민이다. 이미 결혼을 한 30대 이상의 선배 입장에서 보면 매우 진부한 고민에 불과하겠지만, 지금 20세 전후의 당자사들에겐 심각한 테마인 것을 어찌하랴.
이들의 고민은 이러하다.
"나는 그를 이성친구로 좋아한다. 그러나 그가 결혼에 관해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올 때 큰 부담을 느낀다."
"나는 그녀를 아직은 친구로서 만나고 있지만, 속마음은 그녀를 결혼상대자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이성으로 여겨본 적이 없다고 한다."
"오래전부터 친구로 사귀어온 여자가 있다. 하지만 결혼은 다른 사람과 하고 싶다. 그래도 이 여자 친구와 우정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고민을 한다는 것은 매우 필요하고도 귀중한 체험이라고. 이성과의 우정과 사랑(혹은 결혼)을 구별하는 문제로 심각하게(즉 당사자로서) 고민해보지 못한 사람은 우정과 사랑 중 한가지밖에 못해본 사람이다. 그들 중 어떤 사람은 이렇게 쉽게 속단한다. 이성과는 사랑이 있을 뿐 진정으로 우정은 있을 수 없다고. 그러나 이런 속단은 단지 고민으로부터 도피하려는 술책에 불과하다. 웬만한 고민은 도피하지 말고 부딪혀보는 것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인간적으로 풍부하게 해준다.
친구관계라고 하지만 이성간에는 때로 육체적인 욕구가 느껴질 수도 있고, 그 사람을 독점해서 다른 사람과 사귀지 못하도록 하고 싶을 때도 있다. 동성친구간에도 독점욕이나 질투 같은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는가.
경우에 따라서는 친구관계가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형태의 결혼을 가장 편안하고 이상적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어떤 젊은이는 사랑이나 결혼은 친구관계보다는 뭔가 더 특별하고 '화끈한' 사건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굳이 친구관계는 결혼에 이를 수 없다고 한다. 개인의 취향과 타입 나름인 것이다. 또 어떤 여성은 자기의 결혼 상대자는 자기보다 최소한 나이도 많고 생각도 깊어서 그를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하고, 자기가 뭔가 배울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쯤 횡설수설했으면 우리 20세 전후의 젊은이들의 고민, 즉 우정.사랑.결혼의 구분과 관련된 고민이 왜 생기는지 의문이 다소 풀렸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랑과 결혼을 대하는 각 개인의 타입이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한 사람은 우정과 사랑을 구분하는 타입인데 그 상대방은 그 두 개를 구분하지 않고(못하고) 우정이 사랑으로, 그리고 결혼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또 그것이 편안하게 여겨지는 타입이라면 능히 고민상황이 생기게 되어 있는 것이다.
해결책? 자기 타입대로 하는 데까지 해보고, 안되면 포기하든지 타협하든지. 사실 사랑과 결혼의 문제는 쉽게 포기하게 되지는 않는다. 결혼은 대체로 타협하는 것으로 귀착된다. 그러나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연인 사이라도 서로 양보하고 타협할 줄을 잘 모른다는 것. 양보의 미덕과 타협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사랑, 우정, 결혼의 구분은 사람마다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