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처음 만난 그 순간부터 주위 모든 것이 OFF 되고 강렬한 전류와 함께 그와 사랑이 ON이 되는 사랑이, 동시에 시작되는 경우는 많지만 사랑은 결코, 동시에 끝나지 않는다. 사랑이 괴로운 건 바로 그 때문이다.
나는 사랑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그가 끝나 버렸다는 이유로, 무조건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할 때는 서로의 동의를 구하면서, 끝날 때는 일방적일 수밖에 없는 사랑의 불합리. 사랑 때문에 괴로워하는 모든 사람들의 괴로움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그는 끝났는데도 나는 끝나지 않은 사랑
나의 첫사랑도 슬픔도 그것이었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주위의 모든 것이 OFF 되고, 그의 눈동자에서나는 블랙홀의 강하고 어두운 매력을 느꼈다. 집으로 데려다 주는 건널목에서 손을 덥석 잡더니 "손위로 덤프트럭이 지나가도 절대 이 손을 놓지 않을 꺼야 " 호언했던 그.
하지만 '사랑해' 하는 그 부드러운 속삭임은 아주 시효가 짧았고 나는 그의 짧은 열정들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바람둥이라고 불리우는 남자. 그는 아주 짧게 끝나 버린 반면, 나는 아주 오랫동안 끝나지 못했다.내가 사랑 때문에 괴로웠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나의 끝나지 않는 감정, 하지만 그의 식어 버린 감정을 이유로 끝내야만 했다.
사랑하지만 사랑 받지 못하는 상태, 그래서 그 사랑은 더욱 간절했다
상상 속에서 그는 날이 갈수록, 더욱 빛나는 미소를 머금고, 더 부드럽고 나즈막하게 속삭였으며.. 더욱 완벽한 사랑으로 존재로 커져 가고 있었다. 당연히 그리움도 컸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랑이 집착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나는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그 강한 마음에 흐름에서 도저히 몸을 뺄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를 만나지 못한지도 오래. 사람들은 바보 같다면 잊으라고 했지만... 그리움에 지쳐, 그의 집 전화번호를 누를 때마다 밀려오는 가슴 저림에 그냥, 눈을 감아 버리고 그냥, 마음이 흐르는 데로 하자, 이렇게 되새겼다.
문제는 시간이 흘러 발생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그에 대한 사랑이, 나의 열정에 대한 강한 그리움으로 변환되고 내가 그리고 있는 그의 모습은 상상력이 만들어 낸 허상일 뿐이지만 아주 강력하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데 방해 공작을 편다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갖가지 이유가 토핑됐다. 과거 그와 닮아서, 상처의 두려움, 줄다리기의 피곤함 등 등 등,...
잊어야 하는데 잊는 시점을 잡지못해 과가에 대한 집착으로 천착되는 나날들...
일방적으로 끝나 버린 사랑에 대한 괴로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랑을 돌이킬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언젠가는 잊어야 하는데 그 잊는 시점을 잡지 못해 과거에 대한 집착으로 천착된 나날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칫 그 이유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좋은 사람을 만났는데도 시작도 못하고 씨를 잘라 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사랑을 두려워하는 것보다. 슬픈 현실이 있을까. ?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주위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간혹 내게 조언을 구해 오는 친구나 후배의 경우에서 또 메일로 보내 오는, 게시판의 글들 중에.. 옛사랑의 허상에 집착하며 새로운 사랑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얼마 전 내게 조언을 구해 온 어떤 여자 분의 고민도 그랬다. 바람둥이 첫사랑과의 질긴 인연 때문에 많이 힘들었었는데, 새롭게 만 난사람이 혹 바람둥이가 아닐까, 의심스럽다는 하지만 그에게로 끌리는 마음은 막을 수 없다는..."상처가 두렵지만 마음을 막을 수 없다." 그녀의 마음은 그랬다.
그래서 새로운 사랑에 대한 고민은 시작된다. 마음이 흐르는 것은 알겠는데 지나간 상처 때문에 쉽게 몸이 용기를 내주지 않는 것. 그리고 어떤 이들은 마음의 흐름을 눌러 버리고서는 "그놈이 그놈이겠지" "남자들은 다 똑같아 "하며 다시금 옛사랑의 그림자에 몸을 숨기고 마음을 닫아 버리는 이도 있다.
첫사랑은 첫번째 사랑일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지나간 사랑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그리고 냉정하게 그를 사랑하는 것인지, 그를 사랑했던 나의 열정적인 모습을 사랑하는 것인지...그리고 그 상처들이 죽을 만큼 괴로운 것이었는지... 그리고 눈을 감고 편안하게 생각해 보자. 내 마음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내 마음이 흐르는 곳, 내 자신도 옛사랑의 무서운 집착으로부터 그렇게 빠져나올 수 있었다.눈을 감고 마음이 흐르는 데로 하자. 상처를 두려워하지 말자. 사랑도 어느 정도 상처를 지불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고 보니 어느새 새로운 사람이 내앞에 우뚝서 있었다.
사랑을 잊지 못해,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