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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조심]이럴땐 내 여자친구는 정말 폭탄
주황소금인형
Date : 2003-02-13 10:06:22 | hit : 721
여자친구와 함께 지하철을 탔는데 여자친구 핸드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수신이 잘 되지 않아 통화를 할 수 없게 되자 다음 정거장에 내리자며 나를 끌어 내렸다. 누구냐고 물으니 처음 본 번호라며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다른 여자들은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받지도 않는다는데 오히려 집착하는 여자친구, 솔직히 가벼워 보였다. 지하철에서 입 벌리고 자는 모습은 누가 볼까 두렵기까지 했다. 그날 나는 신제품 강력폭탄과 지하철을 탄 기분이었다.
강북구 수유6동 박홍용(22·휴학생)
#2
여자친구는 아담한 키에 귀여운 외모를 한 깜찍한 스타일이다. 그런 그녀가 어느 날 부쩍 키 큰 모습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왔는지 엉거주춤 오리걸음을 하는 모습이었다. 여기까지는 좋다. 내심 두려운(?) 마음으로 다음날 여자친구를 만났는데? 아뿔싸!! 앞뒤 굽이 빵빵한 일명 통 굽 운동화를 신고 등장한 것이 아닌가!! 어디 그것 뿐인가. 새로 연출한 헤어스타일은 고딩들의 상징, 깻잎머리!! 그날 이후 나는 데이트 약속을 하게 되면 멀리서 그녀의 신발과 머리부터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송파구 문정동 이재훈(24·코디네이터)
#3
여자친구랑 피씨방에서 한참 게임을 하고 있었다. 여자친구는 게임이 지루했는지 메일 확인을 하고 이것저것 웹서핑을 하는 듯했다. 한참을 아무 말 없이 앉아있는 여자친구가 궁금해 쳐다보니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대화방을 만들고 혼자 멍하니 앉아 있었다. 할 일없어 보이는 여자친구가 순간 남들이 말하는 폭탄 같았다.
강남구 논현동 최승호(26·음반 프로듀서 겸 래퍼)
#4
여자친구와 식당에 갔다. 메뉴판에 아구찜이라고 씌어있는 것을 보고 일하는 아주머니께 맛있냐고 물었다. "콩나물도 많고…"라며 말을 이으려고 하자 여자친구가 "아구찜엔 다 콩나물 들어가요"라며 말을 자르는 것이 아닌가. 한수 더 떠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을 주문하려고 하는 여자친구, 종업원이 조선족 아주머니라 그런지 버릇없이 행동하는 그녀가 그 순간만큼은 정말 폭탄처럼 느껴졌다.
동작구 사당동 김재현(24·고시생)
#5
찌는 듯한 무더위에 여자친구를 만났다. 시원하게 민소매 원피스를 차려 입고 나온 여자친구가 그날 따라 예뻐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머리를 매만진다며 손을 위로 치켜올리는 순간 겨드랑이 사이로 불쑥 튀어 나온 검은 털…. 혹시 스타킹사이에도? 코밑에도? 순간 현기증이 났다.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는 여자친구가 왠지 불결해 보였다.
용산구 보광동 황용재(24·자영업)
#6
친구들과 여자친구와 어울려 친구가 추천한 냉면집에 갔다. 근데 그 자리에서 여자친구가 "여기 별로야"라며 분위기 깰 때 정말 민망했다.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면서 성질 같아서는 여자친구를 끌고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꾹 참고 주문을 하라고 하니 방정맞게 "비냉!"이라며 굳이 줄인 말로 외치는 여친. 난 지금 그녀와의 사랑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도 소개팅을 했고 앞으로 일주이간 소개팅 스케줄은 꽉 잡혀있으니 말이다.
마포구 공덕동 박봉석(28·기자)
#7
여자친구가 급하다기에 꼬깃꼬깃한 주머니 속 털어서 비상금을 빌려줬더니 한 달째 깜깜 무소식이다. 큰돈은 아니지만 왠지 그 동안의 똑 부러지는 이미지가 가식으로 느껴졌다. 여자친구가 돈을 갚아 준다고 해도 영화를 보거나 맛있는 것을 사 주려고 했는데 지금은 데이트 비용까지 아까워졌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돈관계는 깨끗이 하는 게 좋다는 사실, 여자친구는 모를까.
영등포구 문래동 김승훈(22·유학생)
#8
얇은 블라우스에 흰바지를 입고 나온 여자친구. 블라우스 너머로 연한 분홍빛 브래지어가 비취는 것 까진 좋았다. 헌데 이게 뭐야. 문득 여자친구의 뒷모습을 보게 된 난 당혹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선명하게 비치는 팬티 고무줄선. 악!! 뒤에서 여자친구의 엉덩이를 본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날 나는 쇼핑을 하자는 여자친구의 간곡한 부탁을 무시하고 피씨방에서 게임만 하다 돌아왔다. 자고로 여자는 겉옷 보다 속옷을 잘 입어야 진정한 멋쟁이이다.
강남구 개포동 남궁덕용(26·대학생)
#9
2년간 만나온 여자친구와 술을 먹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관에 갔다.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밤을 지샌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헌데 이게 무슨 낭패인가. 술을 먹어서 인지 여자친구가 평소와는 달리 옷을 훌러덩 벗는 것이 아닌가. 왠지 가벼워 보이고 그간의 행동이 내숭으로 보였다. 분위기도 나지 않았고 기분도 꽝인 것은 당연지사. 그래도 그놈에 욕정은 비위가 좋은지 그녀의 입술을 덮치려는 순간 대자로 뻗어 있는 그녀가 트름을 '크'하는 것이 아닌가. 그날 나는 그녀의 몸 한번 건들이지 않았다. 아무리 편한 사이라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도봉구 쌍문동 염동훈(26·대학생)
[조심조심]이럴땐 내 여자친구는 정말 폭탄
